강성태 / 다산에듀
한때 우리나라 성인들 수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당장 과거로 돌아간다면 가장 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하고. 대부분 예상을 했겠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답은 바로 ‘공부’였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조차도 공부에 대한 목마름은 여전히 남아있는 거였다. 그것은 바로 공부가 부와 명예, 출세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개천에서 용 나는’ 신화를 장식했던 주인공들도 결국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를 통해 계층의 사다리를 올랐던 것이다.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그런 공부에 대한 사회적인 모순은 차치하고서라도 누구라도 다시 태어나면 한 번쯤 멋들어지게 공부를 해서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고픈 생각을 꿈꾸는 사람들이 한 둘은 아닐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바람이 있었지만 원 없이 공부한 기억이 없어서 공부의 실체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이 알고 싶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의 저자가 공신, 다시 말해 ‘공부의 신’쯤 된다는 것을 알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하고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이 이 책과 인연이 된 진짜 이유다.
<미쳐야 공부다>라는 책의 제목을 보면 공부의 속성을 훤히 꿰뚫을 수 있다. 호기롭게 대충 한다고 해서 공부를 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칠 정도로 하지 않으면 공부의 진정한 목적을 이룰 수 없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엄포가 이 책의 제목이 나오게 된 배경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의 부제를 보면 낯설지 않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지성의 책 제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지성 작가의 <18시간 몰입의 법칙>이란 책을 패러디한 인상이 다분한데 그나마 효과를 보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진리란 바로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사실 <18시간 몰입의 법칙>이란 책은 이지성 작가 초기작이라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리딩으로 리드하라>, <꿈꾸는 다락방> 시리즈를 읽은 후에 대면했던 책이라 상대적으로는 그리 주목할 만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워낙 작가가 유명세를 타고 보니 그 전작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읽게 된 책이고 보면 책과의 인연 또한 사람과의 인연처럼 우연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18시간이란 숫자다. 하루가 24시간이고, 그중에서 18시간이라는 얘기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남은 시간 모두에 집중하라는 얘기다. 그만큼 처절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공부에 미칠 수 없고, 공부에 미치지 않고서는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위 ‘공신’이라고 일컬어지고 있고, 제법 공부를 한다는 사람들에게도 이토록 추앙을 받는 그의 스토리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강성태는 흔히들 말하는 강남 8 학군 좋은 환경 속에서 자란 인물이 아니다. 물론 초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을 오기는 했지만 시골태생이다 보니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당연했고, 더군다나 소심하고 지독한 열등감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남들보다 공부를 잘하면 얻어맞지도 않고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여 공신의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런 저자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무리 지독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남들보다 몇 배씩 더한 노력을 통해서 비로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나아갈 수 있는 악바리 근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어떤 식으로든 18시간 이상 공부해 보라고.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런 과정이 되풀이될 때 비로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처음에 책을 선택했을 때 물론 공부의 비법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공부라는 것은 그저 어떤 요령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어쩌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는 스승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