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일 / 북포스
사회적으로 '갑'과 '을'의 논쟁이 한창이다. 누구나 '갑'이길 바라지만 실상은 대부분 '을'의 위치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암담한 현실 상황에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한 권의 책이 있다.
<1인 기업이 갑이다>는 그 제목만으로도 대강 의미를 해독할 수 있을 만큼 간결하다. 부제의 물음은 그런 간결함을 더욱 구체적으로 몰아간다. ‘끌어가는 삶을 살 것인가, 끌려가는 삶을 살 것인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 명제일 것이다. 이 명제는 비단 직업적인 성취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자신에 대해 주체적으로 살 것인가, 종속적으로 살 것인가 하는 존재론적 물음으로까지 확대되어 간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말하는 1인 기업의 모토는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사적으로 쟁취해야 할 명제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1인 기업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내가 하나의 기업이라는 얘기다. 기업이니 당연히 브랜드도 있어야 한다. 삼성, 현대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고로 1인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유명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겁먹을 것은 없다. 1인 기업이니 당연히 유동적인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물론 품목적인 부문에서도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발맞추어 가기 쉽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그러기에 저자는 ‘나는 기업이며 브랜드’이고, ‘1인 기업은 블루오션’이라고 설파하는 것 아닐까? ‘사오정, 오륙도 시대에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나’ 걱정할 필요도 없고, ‘연봉에 연연하지 말라’는 당당한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기인한 것이다.
1인 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저자의 말처럼 ‘지식, 경험, 노하우’가 수반되어야 한다. 1인 기업가에게 지식은 필수적이다. 지식은 경험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노하우는 생기기 마련이다. 이렇게 생긴 경쟁력은 ‘구직이 아닌 창직의 시대’를,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을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지식으로 운명을 바꾼 여러 명의 1인 기업가가 소개되어 있다. 1인 기업의 선구자라고도 할 수 있는 공병호경영연구소장을 비롯하여,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이영권 세계화전략연구소장, 김미경 아트스피치원장, 김창옥퍼포먼스트레이닝연구소장, 권동희 드림자기계발연구소장,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각기 고유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1인 기업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이 처음부터 1인 기업에 뛰어들었던 것은 아니다. 이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어딘가에 종속되어 살아갔지만 그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히 틀을 깨고 나온 결과 1인 기업을 대표하는 인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행로가 그리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1인 기업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기에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자기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특화시켜 누구도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한 공로(?)로, 위기를 극복하고 비로소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기만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을까?
4장에서는 이 물음에 부응하는 아홉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여기에 나열된 조건 중에는 낯익은 것도 많다. 자기 계발에 투자하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라, 새벽 형 인간이 돼라, 지독한 책벌레가 되라는 것들은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들이다. 이외에 다소 생경한 것들을 열거하자면 비전 선언문을 작성하라, 스피치를 꾸준히 연습하라, 내 이름으로 된 저서를 가져라, 강점이 되는 스토리를 개발하라 등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항목은 ‘내 이름으로 된 저서를 가져라’이다. 자기만의 브랜드를 표현하는 매체로서 책은 그 어떤 것보다도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이 저술과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구축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가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절감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그토록 1인 기업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위해, 일터를 놀이터로 만들기 위해, 그리고 은퇴 없이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이제 우리 사회에서 평생직장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는 공직 사회도 심화되어 가는 국제정세의 경쟁 구도속에서 언제까지 안전지대로 남아있을지 미지수다. 지자체 파산제라는 제도의 도입이 정가에 오르내리고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그 심각함을 진단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저자가 주창한 대로 ‘1인 기업’의 기치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일로만 바라볼 사안이 아니다.
그렇다고 현실을 부정하고 당장 준비도 없이 이런 가치를 추종하여 실행에 옮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이런 위기의식을 절감하고, 자기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창출하여 1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라는 것이 저자의 편벽되지 않은 주장일 것이다.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은 오로지 개인의 몫이다. 그렇다면 우선 비전 선언문이라도 작성해야 할 일이다. 글로 쓰는 비전의 가치를 설파한 강헌구 교수가 쓴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는 책의 제명처럼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면 버나드 쇼처럼 ‘내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다’하는 묘비명을 남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