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 교양학부 / 지식의날개
동경대 교양학부의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읽고 보니 난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이 번역상의 문제이든 내용에 관련된 것이든 이런 식이라면 교양이라는 의미를 새로 정립해야 할 정도다. 이 책은 교양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으로 시작하여 교양과 책과의 연관성, 교양의 또 다른 세계, 읽는 쾌락과 기술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교양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존재와 깊이, 진화의 산물로서 인간과 교양, 인간의 위치는 어디인가로 확대되어 간다. 그야말로 형이상학적인 질문과 현학적인 학문분야에 대한 소개, 생전 처음 보게 되는 저서들을 보면 감히 고개를 들기도 어려울 만큼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바로 무지함의 자각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 할만하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추천 도서목록이다. 교양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는 책이니 만큼 다양한 추천서 목록이 존재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영어권, 로망스어권, 중국어권, 세계문화명저로 구분한 추천서목록인데 이는 일본 특유의 세계관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근대화된 일본의 역사를 보면 능히 이런 구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중간쯤으로 가면 우주, 생명, 역사, 인간, 미(美)에 대한 다양한 추천 도서목록을 접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책의 말미로 가면 '읽어서는 안 되는 책 15권에 대한 목록이 있는데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북회귀선> 정도만 접해본 책이고, 나머지는 생전 처음 보는 책들이다. 필자가 언급하다시피 '독서론 강의'라는 명목을 내건 이 책에 리스트를 게재하는 이상, 그것은 읽으라고 말하는 것과 거의 같은 이야기입니다(p.162) 라고 기술한 것은 추천 목록이긴 하되,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에서,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서 있는 토대 자체를 붕괴시킬지도 모르는 위험한 계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p.162)라는 말로 이런 추천에 대한 변을 토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교양이라는 것이 누구에겐 교양일지 모르지만 그야말로 현학적이며, 고고한 영역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면 지나친 비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