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이 수필은 학창 시절에 교과서에 대면했던 수필이다. 아마도 국민 수필이라고 할 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기도 할 것이다. 그만큼 울림이 컸던 수필이 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감회가 새롭다.
몇 년 동안 꼬리에 못에 박혀있던 도마뱀이 근처에 있던 도마뱀의 노력으로 몇 년 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장면에서 사람들은 크게 감화를 받았을 것이다. 지은이는 그런 일화에 대한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당시 상황을 유추하는 기지를 발휘한다. 비교적 척박한 환경에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 상황에 함께 대처했을 도마뱀을 말이다. 가끔씩 언론에 소개되는 에피소드를 보면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죽음을 앞둔 암 환자를 아내로 맞아들여 죽는 날까지 정성껏 보살피고, 마지막을 함께 했던 일화라든지 장애인을 둔 비장애인 배우자가 결혼을 약속하고 힘차게 새 출발 하는 장면 등을 보면, 진정한 사랑의 가치에 자연적으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이와는 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요즘 세태를 보면,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부부가 금방 갈라지는 경우는 주변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면 헌신짝 버리듯 신의를 저버리는 이런 행태는 신성한 결혼의 가치를 더욱 형식화된 사회제도의 수준 이하로 몰아가게 한다. 물론 속을 들여다보면 당사자간에 말못할 사정이 있을 터이지만 과연 그런 피상적인 일들로 인해 신의를 담보할 수 없다면 사람 간의 신뢰라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도마뱀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주변 도마뱀의 일화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한낱 미물인 도마뱀 수준의 삶도 영위할 수 없다는 자괴감이 스스로에게 휘몰아치는 이유 때문은 아닐까? 도마뱀이 만약 그런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