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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즈베리 May 29. 2023

너와 나의 65일

정답 없는 육아 참 어렵다

이제 우리 아기는 65일이 지났다.

낮에는 3시간 ~ 3시간 반 그리고 밤에는 4시간 반~5시간 정도의 텀으로 배가 고픔을 알려온다. 이렇게 먹으면 하루에 6회 정도 분유를 먹게 된다. 평균 860ml를 먹고 종종 1000ml를 초과하는 날도 있다.


기저귀는 분유를 먹기 전에 갈아준다. 응가는 하루에 한 번 또는 이틀에 한번 정도 한다.


낮에는 밥 먹고 한 시간 정도 노는데 타이니 모빌을 보는 걸 좋아하고 아기체육관도 반응이 좋다. 기분이 좋은 날엔 제법 옹알이를 한다. 튤립 장난감에 맞춰 노래를 불러주면 귀를 쫑긋하고 소리를 듣고 같이 옹알이도 더 자주 한다. 터미타임도 하루에 1-2회 정도하고 있다.


등센서가 생겨서 낮잠은 주로 안겨서 잔다. 깊게 잠든 것 같아서 내려놓으면 바로 또는 10분 안에 울음이 터진다. 그럼 다시 달래서 재우는 게 쉽지 않다. 이제는 푹 재우는 게 우선이라 웬만해서는 내려놓을 시도도 하지 않는다. 다행인 건 밤잠은 혼자 침대에서 놀다가 잠들고 새벽 수유 후에도 침대에서 혼자 잘 잔다.


가끔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안아도 울어재낄 때가 있다. 나도 어쩔 줄을 모르고 아가도 어쩔 줄을 모른다. 이리저리 해도 불편해하길래 매트 위에 베개를 깔고 눕힌 후에 양손을 잡아주었더니 신기하게 울음을 그치고 평온해졌다. 여기에 쪽쪽이까지 물려주면 나른한 눈으로 나를 그윽하게 쳐다본다. 그럼 마주 앉아서 노래를 불러주거나 요새 있었던 일을 얘기해 준다. 운이 좋은 날은 이 자세로 잠이 든다. 그럼 나는 최대한 소리 없이 움직여서 소파에 누워 잠시 쉬는 재정비 시간을 가진다.


이렇게 적어놓으니 마치 내가 육아의 신 같고 방긋방긋 웃는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것 같다.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가 아가를 파악하고 이제 좀 알겠다 싶으면 아가는 그 틈을 기다려주지 않고 성장한다. 그럼 또 새로워진 아가를 파악하느라 쩔쩔매다가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알아가면 또 아가는 저만큼 멀리 가있기를 반복한다. 새로운 기능을 하나씩 획득할 때마다 신기하고 기특하고 대견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런 아기를 뒤쫓아가기에 바쁘다. 정답이 없는 육아가 아직도 혼란스럽다. 아마 이런 기분은 평생 따라다닐 것 같다. 여유 있는 우아한 엄마의 모습은 티브이 속에만 존재하는 걸까? 나는 오늘도 우리 아기가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했을까? 모자란 엄마가 아니었는지 후회의 하루를 보내기도 전에 우리 아가가 깨서 맘마를 달라고 한다. 우리 아기 잘 잤어~? 엄마가 얼른 맘마 타올께~~ 조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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