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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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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인장 Jul 07. 2018

후쿠오카 사진일기-1


6월 말, 7월 초. 장마철이자 초여름에 짧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남겨놓는 사진일기.

후쿠오카는 잔뜩 흐린 날씨, 가끔 비가 내렸다

거센 비가 아니어서 다행이었고, 해가 쨍쨍 내리쬐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일본의 여름은 너무나 더우니까.


후쿠오카 공항은 도심 속에 있다.

공항에서 하카타 역까지 버스를 타고 15분가량.

도심 속에 공항이 있기 때문에 후쿠오카 도심의 건물들은 모두 층이 낮다.

후쿠오카와 하카타, 두 도시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하카타'라는 이름이 남았다고 들었는데 다시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니라는 말도 있네.

숙소가 하카타역 근처라 체크인 장소까지 걸어서 갔다 체크인을 하는 동안 잠시 비가 내렸다가 금세 그쳤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카스 강변을 따라 걸어나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한국인, 특히 경상도 사투리가 많이 들렸다

일본을 많이 가본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 후쿠오카 여행에선 놀랍도록 한국인을 많이봤으며,내가 간 대부분의 가게에서 한국말을 손쉽게 구사할 수 있는 직원들이 있었다

영어로, 짧은 일본어로 말을 건네다가 상대방이 '한국분이세요?'라고 먼저 물어온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지


이치란라멘 본점

강변을 따라 간 길의 끝에 닿은 이치란라멘 본점

건물 전체가 이치란라멘이라 해서 엄청 넓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크진 않았다.

다만 회전율이 높아 금방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라멘을 먹고 나와서 길 건너에 있는 파칭코장엘 잠시 들어가봤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무표정으로 게임에 빠져있었다 실내 흡연이 가능해서 초등학교때 갔던 피시방 냄새가 났다 금연정책 이후엔 피시방에 가본 적이 없어서 요즘 피시방엔 어떤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담배에 쩐 게임방 냄새는 어떤 의미에선 추억의 냄새다

나오면서 피시방에 대한 추억의 이야기를 나눴다

게임을 해보고싶었지만, 할 줄도 모르고 일본어도 몰라서 관뒀다


카페 '그램'의 폭신폭신 수플레 팬케이크

사실 '백금다방'을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부지런히 걸어서 간 백금다방엔 이미 자리가 없었고 웨이팅 예상시간은 1시간ㅠㅠ

덥고 습한 여름에 , 그것도 바깥에서 1시간 웨이팅하는 건 무리였고 조금 더 걸어서 카페 '그램'에 갔다

큽. 여기서 먹은 팬케이크 정말 맛있었다..

지난번 오사카에서 먹은 팬케이크도 맛있었는데 여기도 맛있고..

난 수플레팬케이크가 정말 좋다.ㅠㅠ 폭신폭신

버스를 타고 오호리 공원 부근에 내렸는데 갑자기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이 비가 소나기이기만을 바라며 근처 츠타야서점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다

비가 그치고, 공원을 향해 걸어가다 냄새에 사로잡혀 멈춘 닭튀김집에서 닭튀김을 하나씩 먹었다

간판도 정말 귀엽기도 하지

비온 뒤의 오호리 공원. 이런 호숫가에 어떻게 쓰레기 하나 없고 벌레 한마리 안보이게 깨끗한지.

길 따라 걷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난 달리는 일본인을 보면 달리기를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난다 (일산 호수공원에선 비슷한 이유로 김연수 작가를 생각한다)


오호리 공원을 반쯤 걸었을 때 블로그에서 많이 보던 스타벅스가 나왔다

아마 이 스타벅스가 일본에서 들른 스타벅스 중 제일 지저분했던 것 같다

제일 한국인이 많기도 했다 농담으로 여긴 정말 스타벅스 석촌호수점 같다고 말했다


후쿠오카 타워에서 내려본 풍경

한국인들은 타워 입장료가 할인이 됐다 20프로였나, 30프로였나.

어디나 야경은 비슷하다는 걸 알면서도 여행가면 이런 타워 전망대는 꼭 올라가본다

해가 진 후에 왔으면 타워의 네온사인도 구경할 수 있었을텐데.

후쿠오카 타워에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하면 입구에서 사진을 찍어준다

나올 때 작은 사진 하나를 주고 원하면 큰 사진을 살 수 있게 해주는데 뭔가 어색한 합성사진 느낌에 둘 다 땀에 쩔어있는 모습이라 작은 사진만 받아왔다

타워에 올라가고 내려오는 동안 엘리베이터 안에서 안내양(?)이 후쿠오카 타워에 대해 설명해준다

1989년에 박람회 열풍이 불면서 이 타워가 세워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몇 해 후 한국에선 대전 엑스포가 열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모든 걸 한국말로 설명해줬다

과연 한국인이 사랑하는 관광지라 생각했다


저 건물 안으론 못들어간다


모모치 해변은 인공 해수욕장이다


후쿠오카 타워에서 내려와서 모모치해변으로 갔다

사진 속에 보이는 유럽풍의 건물엔 한창 행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아마도 결혼식인 듯했다

모모치해변은 뭔가 시간이 멈춰버린 마을같은 느낌이었다

흐린 날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일본 영화 속에서 본 여러 해안을 떠올렸다

역시, 한국인이 정말 많았다

눈감고 들으면 을왕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이제 대망의 모츠나베를 먹을 차례

앞뒤에서 담배피는 식당 분위기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다

상당히 고급진 식당이었다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으면 화장실 문앞까지 데려다 주는 그런..

오늘은 운전도 안해도 되니까 맥주도 실컷 먹자!

후쿠오카에서 먹는 모츠나베가 얼마나 맛있는지는 말해뭐해


우린 요즘 자동차 게임에 푹 빠져있었다

한국에서 자동차게임을 하면서, 일본가서 꼭 큰 게임센터에 가서 더 빠르고 신나는 자동차 게임을 하자고 말하곤 했다

마침 숙소 근처 캐널시티가 있었고 큰 게임센터가 있다기에 들어가는 길에 들렀다

아쉽게도 이날 자동차 게임은 못했다 ㅠㅠ

인기가 많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고 우린 계속 지쳐갔기에..

대신 좀비게임, 쥬라기게임 등등 새로운 게임을 잔뜩 해보며 동전을 탕진했다

일본 스티커사진 기계가 잔뜩 모여 있기에 스티커사진도 찍었는데 눈이 왕방울만하게 나오고 턱은 사라져버리고 ㅋㅋㅋ

다시 들여다봐도 웃기다

(결국 자동차게임은 다음날 하카타역의 더 큰 게임센터에 가서 했다!)


불꺼진 캐널시티

이제 숙소로 돌아가는 길

건강어플을 켜보니 하루 2만6천보를 걸었다

편의점에서 휴족시간을 사서 자기전 발바닥이고 종아리고 덕지덕지 붙였다

먹어보고 싶던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마무리

발에 물집이 잡힐정도로 걸어도 또 힘이 나는 피곤함은 정말 여행의 묘미다



한밤의 숙소뷰

숙소 근처에도 엄청나게 큰 파칭코장이 있었다

내일도 즐겁길 바라며.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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