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에루 Jun 04. 2019

일에 치인 나날의 다섯

1.

일을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고 사는 삶은 어떨까 고민한다. 정신력의 500%를 일에 쏟아부어야 간신히 주어진 task가 끝나는 요즘 업무 강도는 내게 다른 생각을 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일을 해낸다, 이직할 곳은 없을까? 이 두 가지 생각만 쳇바퀴처럼 맴돈다.


2.

봄이 시작할 무렵엔 오랫동안 묵혀둔 글감으로 서툴지만 글도 쓰고, 제4 외국어도 마스터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로 시험도 등록했었다. 집회사집회사집회사의 무한 반복을 하다 보니 자기 계발 계획도 올스톱, 문화생활도 미리 계획하기 어렵고 심남도 기억에서 잊혔다. 내가 빚어가는 나의 모습을 위한 것들이 다 후순위가 되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3.

즐겨 듣는 팟캐스트 책읽아웃에 나온 정여울 작가님이 Bliss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나의 Bliss는 어디 있는 것일까. 같은 문화와 목표를 추구하는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런 의미에서 넷플릭스님 절 제발 채용해주세요. 저 정말 열심히 할게요. (지금 내 마음속 넘버원 회사는 넷플릭스. 컬쳐 덱이 내 심금을 울렸다.) 넷플릭스 컬쳐 덱에서 내 심금을 가장 울린 문장은 Highly Aligned, Loosely Coupled.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실질적 PM으로서 최대한 저렇게 리딩 하려고 많이 생각하고 노력한다.


4.

Finding Bliss. 다시 블리스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나는 커리어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가 부족했던 사람이었다. 타고난 성격과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진로 결정을 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취업에 대해 아무 준비가 없었던지라 무모한 사회생활 시작이었다.) 아직도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지만 다행히 내가 잘하는 것은 매우 명확하다. 나는 기획/계획을 실행으로 빠르게 연결 짓는 것, 언어 습득과 활용, 새로운 것을 배우기 등에 능숙한 편이다. 요즘의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고 싶은 분야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엔터테인먼트다. 기획과 크리에이티브가 절묘하게 만나면서 비즈니스적 시너지가 나는 그 지점을 경험하고 싶은데 참 그런 경험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는 것 같다. 장황하게 말했지만 결론은 지금 내 마음속 넘버 1.1 회사는 빅히트. 거기에 제가 할 일이 있을까요, 있다면 저를 채용해주세요. 갑분 이직으로 자꾸 흘러가는 다섯.


5.

나와 같은 고민을 해줄 사람을 오랜 시간 원했고 좋은 동료를 만나서 고민을 나누며 지내고 있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 무서운 게 이제는 내 고민에 대한 해결 또는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혹은 나만큼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다.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고민에 대한 해결로 나아가는 힘을 원한다. 주변에 질투가 날 정도로 훌륭하고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말 출근의 다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