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컴퍼니가 주류수출업, 주류수입업 면허를 받았다. 주류수출입업은 두 가지로 나뉜다. 주류수출입업(가), 주류수출입업(나). ‘가’는 주류를 수출할 수 있다는 거고, ‘나’는 주류를 수입만 할 수 있다는 거다. 주류업 면허에 사업 범위가 적혀있다.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시다. 그의 자녀는 대학 등록금을 국가에서 내준다. ‘일정 수준 이상 성적을 냈을 때만’. 대학교 입학 후 한 달 강의를 듣고 선택한 전공이 나와 맞지 않다는 걸 알았다.
등록금이 무료인데 내가 공부를 덜 해서. 아버지께 내 달라고 할 수 없었다. 나름 공부한 덕분인가. 1학년 2학기 이후 대학교를 공짜로 다녔다. 3년 정도 애를 쓴 까닭인가. 지금도 공무원 분들이랑 이야기하는 거나, 계약을 할 때 큰 어려움 없이 일을 하고 있다.
덕분에 대학 3학년까지 전공 학점을 다 듣고 4학년 때는 인문대 수업만 들었다. 대학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1년이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도 한 번씩 왔던 대구 지산동 ’한떡’에 왔다. 비가 오는 날인데도 기다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흑백요리사가 유행이다. 미슐랭 3스타가 어떻고, 어떤 셰프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분식으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지속한 이 사업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큰 비결이 있겠는가. 33년 가까이 고객 만족을 위해 매일 조금씩 개선한 거겠지.
1학년 1학기 때 낸 등록금은 반환까지 해 주더라. 그 돈을 삥땅(!) 쳐서 청계산 중턱에서 오이 장사를 했다. 덕분에 군대 가기 전까지 대학생 치고 풍족하게 살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를 생의 이른 시기에 알았다. 아버지 한 분 잘 만난 덕이 이리도 크다.
나중에 혹시라도 내 아들이 생긴다면 나도 그 덕을 주고 싶다. 지금은 옷 가지 정도 간단히 만들어 몇 벌 보내고 있다, 주류수출업 면허를 받았으니 좋은 술 잘 맨들고, ‘매일 잘 개선하여’ 잘 수출해보고 싶다. 나도 ‘나라’에 ‘유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