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을 열 번 모으는 일에 대하여
시골 컨테이너에서 살게 됐다. 100원이 모자라 라면을 못 사먹은 날이 있었다. 채권자들이 집 문을 두드렸고, 쌀이 떨어져 하루 두 끼를 먹는 것조차 버거웠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멀쩡히 현대를 살아가는데 그런 가난이 내 현실이었다. 이가 갈렸다. 학교는 휴학한 지 오래였고 몸도 성치 않아 취직 같은 걸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돈은 벌어야 했다.
무작정 서점으로 갔다. 유명한 영어책 몇 권을 골랐다. 학생 시절에도 그렇게 공부해본 적이 없었다. 간절했으니까. 책이 찢어질 때까지 봤는데, 영어는 늘지 않았다. 표지에는 분명 '10번만 보면 된다'고 했는데. 방법이 문제였다. 방법을 바꿨다. 그리고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내일 강의가 있으니 오늘 밤 열심히 준비했다. 그렇게 1만원이 들어왔다. 4만원이 됐다. 10만원이 됐다.
빚은 수억이었다.
월 수입 20만원에서 일부를 떼어 빚을 갚고, 남은 걸 저축했다. 소비는 최대한 하지 않았다.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어 희망 같은 걸 찾고 싶었다. 그러다 책에서 읽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인구의 10%가 굶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꿈인 아이들이 있다고. 나는 그래도 하루 한 끼는 먹고 있었다. 그 생각에 조금 힘이 났다. 월 20만원 수입에서 1만원을 기부했다. 5만원은 빚 갚는 데 보탰다. 내 소비는 막았다.
소득이 조금씩 늘었다. 40만원, 80만원, 120만원. 돈이 들어오면 쓰고 싶어진다. 그래도 참았다. 굶어본 기억이 너무 선명했다. 식비 외엔 걸어 다녔다. 옷은 어디서든 구해 입었다. 사람을 만나면 돈이 들었다. 외로움은 책으로 달랬다. 성경을 읽고 기도했다. 살아 있으니 감사했다. 걸을 수 있으니 감사했다. 감사가 쌓이니 스트레스가 줄었다. 스트레스가 없으니 소비로 풀 것도 없었다. 걷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이디어를 실행하면 돈이 조금 더 생겼다. 그 과정을 반복했다. 월 50만원도 안 되는 수입으로 기부하고, 저축하고, 빚을 갚아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수입이 적어서 저축을 못 한다고. 수입이 불규칙해서 힘들다고. 어차피 몇십만원 모아서 언제 부자가 되냐고. 각자의 선택이고 각자의 삶이니 맞고 틀림은 없다. 다만 나는 빚이 싫었다. 굶는 것이 싫었다. 굶어보니 타인이 굶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천원을 열 번 모으면 만원이 된다. 만원을 열 번 모으면 10만원이 된다. 10만원을 열 번 모으면 100만원이 된다. 100만원을 백 번 모으면 1억이 된다. 한 번에 1억이 생기는 법은 없다. 태산이 높다 한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만, 사람들은 오르지 않고 높기만 하다고 한다.
1억을 모으고 싶다면, 오늘 만원을 열 번 모으는 것부터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