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설계하는 디렉터 JOHN의 창업현장노트
'나도 언제든지 망할 수 있다.'
망하다니!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찬물부터 끼얹을 필요가 있을까? 망할 생각부터 하면 진짜 망한다고 하던데...
No-No-
부정적인 생각을 하자는 게 아니다.
창업할 때 항상 혼돈하는 게 있는데, 바로 부정적인 사고와 보수적인 사고의 구분이다.
우린 보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스스로에게...
창업하는 사람 대부분은 긍정 에너지가 좀 더 많다. 넘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마... 그런 에너지가 부족하다면 창업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자-! 앞으로는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로 창업을 준비하되 창업적 사고는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
그럼, 보수적인 사고란 무엇일까?
'보수적이다'
안정을 추구하여 금액, 수량, 범위 따위의 차이를 작게 예측하는 것...
아마 이런 뜻이 사업적인 범위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예산은 높게 예측하고, 수익은 낮게 예측하는 게 보수적인 예측이라 한다. 난 창업할 때 이런 식의 생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계획대로 안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좀 더 전후 환경을 좀 더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론...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가 무조건 더 많다. 그래서 난 차라리 적당한 계획과 그때그때 본질에 충실한 선택이 창업을 좌우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혹시, 망하면 어떻게 될까?
망하면 진짜... 추억... 이런 게 아니라... 빚만 남는다. 그냥 카드빚 정도가 아니라 어느 경우엔 빚더미가 남는다. 초긍정 마인드로 창업을 했을 때 난 망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보증금 3,500만 원, 권리금 1,500만 원, 월 임대료 250만 원 정도 되는 매장에 카페를 오픈했는데, 망했다. 인테리어만 4,500만 원을 들였고, 커피장비만 7,000만 원이 넘었었다. 1억 5천만 원이 조금 넘는 예산과 기존 사업에서 매달 창출하는 수익을 믿고 카페를 만들었다.
상권이 마음에 든다고, 예산을 생각해 후진 입지를 선택했다. 발레 서비스가 꼭 필요한 곳인데 가능한지 유무를 정확히 파악도 안 하고 선택했다. 홀 매출 비중에 의지를 좀 더 해야 하는 상권에 테이크아웃형 매장을 오픈했다. 이 모든 후회를 오픈 후에 깨달았다는 게 아쉽다. 좀 더 사전 조사를 충실하게 했어야 했는데... 초긍정마인드로 무장한 난 눈에 뵈는 게 없었다.
난 더 이상 낙천적인 바보 창업자가 되기 싫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 난 보수적인 창업자가 되었다. 가끔 상담할 때면 괜히 나 때문에 창업자가 상처... 아닌 상처를 받으면 어떡하지? 걱정도 되지만, 창업은 그 결과가 전쟁 같을 수 있기에 쓴소리부터 하게 된다. 유경험 창업자로서...
'나도 언제든지 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