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사업 성공은 없다

실패에서 도망치지 않은 기록

by WorthWorks LEE

사업을 시작하기 전, 나는 실패를 두려워했다. 실패는 누구나 두려워하지 않을까?

정확히 말하면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라 믿었다.
조금 더 준비하면,
조금 더 공부하면,
조금 더 똑똑하게 판단하면 나는 실패라는 구간을 건너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자신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믿음이 가장 큰 착각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처음엔 힘들었고,
중간에 위기가 있었고,
결국 잘 해냈다는 이야기. (마치 흔흔 미국 히어로 중심 시나리오 같다.)

실패는 그 과정에 등장하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의미가 정리된 과거로만 등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를 성공을 위한 통과의례처럼 오해한다.

겪기만 하면 언젠가는 성공으로 이어질 것처럼.


하지만 실제 사업에서의 실패는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실패는 대부분 아주 조용하게 시작된다.

매출이 조금 줄어드는 정도,
고객 반응이 미묘하게 바뀌는 정도,
팀 안에서 질문이 줄어드는 정도.

사실 이런 실패의 조짐은 경험이 쌓이면 감지라도 한다.

무서운 실패는 사업체가 한참 성장 중일 때도 시작한다는 거다.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치명적이지만, 잠복기가 있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랑 똑같다. 실패가 주변사람들에게 퍼진다.)

이 정도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문제처럼 보인다.

그래서 대부분은 이 상황을 실패라고 부르지 않는다.

“지금은 잠깐 흔들리는 거야.”
“원래 사업은 이런 구간이 있어.”
“조금만 더 가보자.”

그 말들이 반복되는 동안 사업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실패를 가장 늦게 알아차리는 사람은 대개 사업을 하는 본인이다.


외부에서는 이미 위험 신호로 보이는 일들도 내부에 있는 사람에게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이미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여기서 멈추는 선택은 실패를 인정하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고치기보다 이유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는 식으로 가볍게 치부한다.


나는 한때 실패하지 않기 위해 결정을 미뤘다.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리스크를 줄인다는 이유로,
조금 더 보자는 이유로
중요한 선택을 계속 뒤로 미뤘다.

아니, 뒤로 미뤘다기 보단 문제를 제대로 마주하기가 겁났던 것이다.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작은 실패는 오히려 빠른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인데,

나는 회피하는 마음으로 실패를 더 곪게했다.


하지만 그 선택들은 실패를 피한 것이 아니라 실패를 키우는 결정이었다.

사업에서 실패는 과감한 결정 때문에 오기도 하지만,
아무 결정도 하지 않았을 때 더 자주 찾아온다.


실패 없는 사업 성공은 없다.
이 말은 실패를 예쁘게 포장하자는 뜻이 아니다.

실패는 아프다.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관계를 틀어지게 하고,
돈을 잃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업의 공통점이 있다면,
실패를 겪었느냐가 아니라 실패를 어떻게 통과했느냐다.

문제를 외부 탓으로 돌렸는지

숫자를 정면으로 마주했는지

구조를 바꿀 용기가 있었는지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었는지

그 선택의 차이가 결과를 바꾼다.

이 매거진은 실패를 미화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때가 있었기에”라는 말로 모든 실패를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대신 질문하려 한다.

그 실패는 정말 피할 수 없었을까

조금 더 일찍 인정했다면 어땠을까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까

이 질문들을 하나씩 기록해보려 한다.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듣는다.

“실패해본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실패했다고 해서자동으로 성공에 가까워지지는 않는다.
다만 실패를 통해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인지 분명히 드러날 뿐이다.

그걸 직시할 수 있을 때에만 다음 사업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 글은 성공을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실패를 외면하지 않는 기록을 차분히 남기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업은 성공보다 실패를 먼저 만난다.
그래서 이 브런치의 시작은 성공담이 아니라 실패담이다.

이름 그대로, 사업실패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