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집이 아니라 애쓰지 않아도 회복되는 집에 대하여

사치가 아닌 안목에 투자하는 고객들을 위한 인테리어 인사이트

by WorthWorks LEE

집에서도 쉬지 못하는 이유는 ‘일’ 때문이 아니다

집에 돌아왔는데도

몸이 쉽게 풀리지 않는 날들이 있습니다.

일을 계속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집 안에서도 계속 애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된 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 같고,

공간을 잘 써야 할 것 같고,

집조차도 무언가 역할을 해야 할 것처럼 느껴질 때

사람은 쉬고 있으면서도 쉬지 못합니다.

이건 집에 일이 들어와서가 아니라,

집에 들어와서도 긴장해야 하는 구조로 계획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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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집’이 오히려 피곤해질 때

요즘 주거공간은

보기에는 아주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리는 종종

사람에게 긴장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항상 유지해야 할 상태가 있고

흐트러지면 안 될 기준이 있고

쓰임보다 보여지는 장면이 먼저 설계된 집


이런 공간에서는

잠깐 앉아 있는 것조차

무언가를 흐트러뜨린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집이

편안한 장소라기보다

관리해야 할 대상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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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이 되는 집의 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가’

회복이 되는 집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그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소파에 앉아 가만히 있어도 되고

정리되지 않은 상태가 잠깐 이어져도 괜찮고

굳이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이런 집에서는

‘쉰다’는 행위를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느슨해집니다.

회복은

무언가를 더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애쓰지 않아도 되는 순간에 먼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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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오피스가 지향해야 할 또 하나의 기준

제가 종종 리빙오피스에 대해서 말합니다.

리빙오피스는

집에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일을 해도 무너지지 않는 집,

그리고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충분히 회복되는 집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많은 집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는 갖추고 있지만,

회복을 위한 구조는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책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집이 일하는 공간이 되는 게 아니라,

회복할 수 없는 구조일 때

집 전체가 일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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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먼저다

회복이 되는 주거공간에는

몇 가지 공통된 감각이 있습니다.


동선이 단순해서 몸이 먼저 긴장을 푼다

시선이 머무는 곳이 과하지 않다

기능이 과도하게 겹치지 않는다

여백이 ‘미완성’이 아니라 ‘허용’처럼 느껴진다


이런 구조에서는

집에 들어오는 순간

무언가를 잘 해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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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집보다, 잘 쉬어지는 집

주거공간에서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집에서는
내가 애쓰지 않아도 되는가.


예쁘게 꾸며진 집보다,

설명이 많은 집보다,

기능이 많은 집보다 중요한 건

그 공간이 나에게 어떤 태도를 요구하는가입니다.

잘 쉬어지는 집은

나에게 더 잘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지금 상태 그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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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다시 집중하기 위해 회복하는 장소다

회복은

일을 포기하는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준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집은

일을 밀어내는 공간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애쓰지 않아도 회복이 되는 집.

그 기준이 먼저 잡혀 있을 때,

리빙오피스 역시

무리 없이 작동할 수 있습니다. (요즘 리빙오피스 스타일을 밀고 있습니다.)


이 글은

어떤 스타일을 정답으로 말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다만 주거공간을

조금 다른 기준으로 바라보자는 제안입니다.

오늘 집에 돌아가서

잠시 가만히 앉아 꿈꾸는 집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이 공간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있는지.




* 책 홍보 아닌 홍보, 책에 못담은 내용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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