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슬아
저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화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말처럼 쉽지 않지만, 어느 순간 피어오르는 주제에 따라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대화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재밌고 좋습니다. 모든 사람은 작가가 될 수 있기에 대화를 하면서 나오는 이야기들도 책으로 나올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소통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인터뷰집을 눈여겨보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도 있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에 제일 컸던 이유는 인터뷰 같지 않아서입니다. 작가라는 직업을 존경하는 저로서는 일상적인 이야기들 안에서 이루어지는 편안함을 가진 이 인터뷰들이 오히려 여타 어떠한 목적을 가지는 그 어떤 인터뷰들보다 좋았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이슬아 님의 생각들보다는 다른 작가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 인터뷰가 더 와닿았습니다. 두 번째는 보통 인터뷰의 형식들을 보면 질문을 하면 대답이 오가고 같은 형식들로 계속 이루어지는데 오히려 이 책은 질문에서 질문이 나오고 대답에서 대답이 반응되는 오뚝이 같은 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거의 일방적으로 통보되는 인터뷰가 아닌 사전 협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서 오히려 새로운 질문이나 생각들이 자유롭게 나타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슬아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삶의 행간을 잘 읽어내는 사람임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슬픔이든, 사랑이든, 용기이든 그녀의 시선을 거친 세상은 좀 더 좋게 예쁘게 포장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보다 좀 더 나은 이들을 읽어내고 그 이야기를 독자인 우리에게 전하기 위해 정혜윤 PD, 김한민 작가, 유진목 작가, 김원영 작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네 인물이 전하는 이야기는 모두 다른 이야기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P 첫 문장 : 내가 얼마나 내 안에 갇혀 있는지 알아차릴 때마다 떠오르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P : 저는 ‘다시’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드러워요. 다시 하고 싶어 하는 마음.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용서받고 다시 힘을 얻고 다시 깨졌던 관계는 복원되고, 어쨌든 ‘다시‘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이미 있는, 새로 출발하는 능력요.
P : 이 시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데, 무엇을 안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너무나 많은 가능성들이 있으니까요.
공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 순간의 나를 위한 감정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삶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의 기준이 사랑과 슬픔이 되는 사람의 삶은 무엇이고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떠한 형태일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 안에서 그 존경이라는 단어가 다락방 구석에 처박혀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되어 있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존경이라는 단어를 잘 가지고 살지 못하다가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받는 그 느낌이 존경이라는 말로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