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으로 들어가기1

나는 벼락치기 인생이었다.

by 도현



내 인생은 늘 벼락치기였다.

중·고등학교 24번의 시험 동안 거의 언제나 막판에 불이 붙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대부분 전교 10위권에 들었는데.. 그때는 막연하게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았지.. 그것이 바로 몰입의 힘이다는 것을.


몰입의 효과는 무섭다.

짧은 시간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말도 안 되는 성과를 만들어낸다. 공부가 내 길이라고 생각하고 고시 공부까지 도전했다. 근데 사람의 습관이 무서운 것이 고시공부조차 벼락치기를 하고 있었다.


몰입은 달콤했다.

극한의 순간, 모든 감각이 빨려 들어가는 그 쾌감은 말로 다 하기 어렵다. 나는 늘 그 맛 때문에 위기감을 찾아 헤맸다. 나를 극한까지 몰아넣었다. 위기가 있어야만 불씨가 붙었고, 그래야만 몰입으로 떨어질 수 있었기에.


그렇게 칼끝에서 살아왔다.

스스로를 끝까지 몰아붙이고, 위기감을 지렛대 삼아 몰입으로 빠져들었고, 그렇게 과제를 해치워왔다.

그러나 서른 후반에 들어선 지금, 이제는 칼에서 좀 내려와도 되지 않을까 싶다.


몰론 몰입은 포기할 수 없다.

다만 위기감 말고 다른 점화점을 찾으려 한다. 나를 몰입으로 이끄는 불씨 말이다. 몰입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도 이 점화점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다.

이 글이 완성될 시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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