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꿈은 원대했다.
어렸을땐 이 나이쯤 되면 모든게 완성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다.
고등학교때 친구들이랑 장래에 대해 얘기할때는 좋은 대학교에서 윤택한 학창시절을 보낼거라 했다. 친구집 방구석에 서로를 베개 삼아 줄지어 누워서 했던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우리는 돈이 많을테고 외제차를 타고 다닐거고 미모의 여자와 데이트를 즐길거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각자 자기가 원하는 자동차, 대학교, 여자 스타일을 히히덕거리며 미래를 떠들어댔다. 서로 말도 안된다며, 꿈도 크다고 타박하긴 했지만 입가에 번진 미소 사이에 우리는 그 꿈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대학생이 된 나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다. 과 친구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종종 가지곤 했는데 그 때의 이슈는 '우리 30대엔 뭐하고 있을까' 였다. 칵테일을 마시며 발그레해진 얼굴에 설레임이 그득하여 얘기를 나누었다. 그 시절엔 고등학교와 달리 꿈이 조금은 더 구체적이어졌는데, 누구는 유명 디자이너가 될테고, 누구는 패션매거진 편집장이 될테며, 누구는 존 갈리아노를 만나서 저녁을 먹겠다고 했다. 그게 앞으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몫이든, 한낱 상상에 그칠 꿈이든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그저 즐거웠다.
어느새 우리는 졸업을 했고 각자의 길에서 한살한살 나이를 먹었다. 열심히 살지 않은 친구는 없지만 그 꿈에 가까워진 친구도 없었다. 아니 아직까진 없다.(지금도 진행중이라고 믿기에)
우리는 30대가 되었다.
어렸을땐 이 나이쯤 되면 모든게 완성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다.
2012년 1월 6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