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당신은 결국 해낼 거야

12) 나를 믿어주기

by 하봄

우울이 나를 집어삼킨 것 같았고, 더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포기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바로 희망은 어디에나 있었다. 없다는 생각에 잠식되어 있었을 뿐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 안의 세상이 전부라 여기고 살아가는 것처럼, 우울 안에 있을 때는 지금 이 상황이 전부인 것 같았다. 내 상황은 영원히 나아지지 않을 거라 여겨졌다. 깜깜한 터널만 있고, 빛은 없을 것 같던 순간. 누군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조금만 더 가면 빛이 있을 것이다 알려주었다.


이 글을 쓴 이유가 그 하나였다. 조금 먼저 어두운 터널을 경험하고 주저앉아있었던 내가, 조금 걸어가 봤더니 빛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조금만 걸어가면 빛이 있어요. 여기 가만히 주저앉아있으면, 빛이 안 보이지만, 조금만 걸어가면 빛이 있어요. 혼자 걷기 어려우면 제가 같이 걸어드릴게요.' 말하며 주저앉아있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싶었다. 나도 누군가의 손을 잡고 일어나 걸을 수 있었기에.


누군가를 의지하여 한걸음을 떼서 걸어가자, 또다시 한걸음을 뗄 힘이 생겼다. 그리고는 혼자 걸을 수도 있게 되었다. 지나온 일이니 덤덤하게 풀어내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울기도 많이 울고 다시 주저앉기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러나 그렇게 걸어온 걸음으로도 길을 만들어냈다. 나만의 인생길. 나는 그 길을 참 아끼고 사랑한다.


살아가다 가끔 힘에 부칠 땐, 잠시 멈춰서 내가 만들어 온 그 길을 바라보곤 한다. '그래도 참 애썼네. 잘 버텨왔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뒤를 돌아 과거를 보며 힘을 얻어서 다시 앞을 보고 오늘을 걷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자주 넘어졌어도 괜찮다. 멀리 가지 못했어도 괜찮다. 지금 주저앉아있어도 괜찮다. 중도포기 하지 않은 것, 그것만으로 로 참 잘한 거다.




우리는 겸손을 미덕이라고 배워와서 우리가 잘한 것까지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한 것은 잘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럴 때 힘을 얻을 수 있다. 과거의 나는 내가 잘하는 부분은 칭찬하지 않고, 못하는 부분만 채찍질하며 다그쳤다. 그게 나를 성장시키는 길이라고 믿었다. 채찍도 필요한 것은 맞지만, 당근과 채찍은 함께 필요한 것이었다. 지쳐 쓰러져 있을 때는 채찍보다 나를 향한 수용과 격려가 필요하다. 그럴 땐 위로라는 당근을 준다. 나를 수용해 주고 안아줄 때 훨씬 더 힘이 났고, 멀리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괜찮다고 말해줘도 괜찮았다.


그리고 이제는 나를 믿어주기로 결심했다. 내가 믿음직해서 믿는다기보다 믿기로 결정하고 믿어주니 믿을만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렇게 묵묵히 내 길을 가다 보면, 나는 마침내 내가 목표한 꿈을 이룬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우울을 극복한 나의 모습도 내가 목표한 나의 모습 중 하나였다.


이번 편의 마지막 글이다.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당신은 이미 하나의 성취를 달성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뭐든 결국 당신은 해낼 것이다. 우울, 극복할 수 없는 것 같은가. 아니다. 극복할 수 있다. 극복한 우울이 다시 찾아오는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는 또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


날씨가 언제나 화창하면 화창함에 대한 감사함과 편안함을 못 느낀다. 비도 왔다 눈도 왔다 태풍도 오지만, 다시 화창해진 듯, 우리들의 인생도 그럴 것이다. 그런 굴곡이 있기에 평온한 날의 감사함이 있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않는가. 당신의 해가 뜨기 직전이어서, 지금 깜깜한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당신의 모습은 어떠한가. 잠시 눈을 감고 그려보라. 당신은 그 모습 그대로를 이룰 것이다. 당신은 결국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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