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Basic & Revisit to Mentoring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메타버스, 에듀테크와 같은 신기술이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 교육에도 많이 언급되고 있다. 에듀테크, 메타버스 AI, AR, VR… 과 같이 신기술을 말하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뭔가 기업 교육이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때 구분해야 할 것은 신기술은 기업 교육에 있어서 교육 수단에 변화를 주는 도구이지, 교육의 본질인 교육 콘텐츠의 퀄리티를 발전시키고, 교육자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기여가 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똑같은 교보재를 사용하고 있는지, 교육자의 수준은 정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자는 말이다. 신기술의 이름에 압도되어 본질적인 교육 가치에 대해 소홀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유명 신진 디자이너의 새 옷을 사 입기만 하면 옷을 입은 사람의 성격과 인성이 새 옷을 통해 달라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우려된다. 기업 교육과 성인 교육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본다.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
기업 교육에 있어서 교육 콘텐츠의 제공자는 교수와 강사이고, 교육 수요자는 기업의 직원이다. 기업 교육의 목표는 신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조직의 발전을 위해 직원의 업무 능력 향상에 있다. 집합 교육에 더해 팬데믹에는 영상 교육이 더해지고,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가장 교육의 본질에 가까운 모양은 '멘토링'을 통한 교육이다.
멘토링은 신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비용 지출이 없어 교육 설계 비용이 거의 '제로'라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교육 콘텐츠의 본질을 멘토가 멘티에게 1:1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 '멘토링'이다.
멘토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아들을 친구에게 부탁했다. 왕의 부탁을 받은 친구는 왕이 전쟁에서 돌아올 때까지 아들이 잘 성장하도록 선생님과 조언자가 되어주고, 때로는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해 주었다. 오디세우스의 아들을 잘 돌보아 준 친구의 이름이 멘토르(Mentor)였다. 그 이후로 유럽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조언으로 성장을 돕는 사람을 멘토라고 부르고 있다.
멘티가 될 신입 사원부터 멘토로서 조언해줄 간부와 임원이 다수 공존하는 기업이라는 조직에 딱 들어맞는다. 기업의 교육 담당자는 멘토와 멘티를 매칭하고 모니터링하면 되는 일이다. 문제는 신기술이 빠진 멘토링 교육은 별로 인기가 없고, 멘토링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특히 '실무형' 멘토링 전문가를 국내 기업에서 본 적도 없다.
기업 컨설팅사의 대표로 기업교육 설계, 인수합병, 위험관리(Risk Management)를 위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많은 교육 담당자들을 만났다. 기업형 멘토링에 대한 경험이 있는 HRD 담당자가 있었고, 멘토링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주니어 담당자도 있었다. 문제는 우리나라 조직에서 멘토링을 이미 구현했던 기업과 설계했던 담당자들도 점점 멘토링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거나 너무 가벼운 주제로만 멘토링을 활용하는 데 있다.
기업의 멘토링은 HRD를 다루는 경영학, 교육학에서 학문적으로 연구되어 왔고, 유럽에는 문화적으로 뿌리가 깊다. 우리 기업에서 멘토링은 아직 한 번도 경험이 없는 경우도 있고, 기업형 멘토링의 역사도 길어야 20, 30년 정도일 뿐이다. 역사가 긴 해외 글로벌 기업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장점 이외에도 멘토에게 좋은 조언을 받은 멘티가 잘 성장하여 회사의 간부가 되고 후에 멘토로서 후배 멘티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는 선순환이 구조화되어 있다. 모범적인 사례의 멘토링은 기업의 무형 자산으로 인정받는다.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한 문화가 일상에 오래 녹아든 유럽 기업들이 우리 기업보다 잘할 수밖에 없다. 꼼꼼하게 멘토링 교육을 설계하고, 오랜 시간 숙성시켜야 선순환의 역사를 시작할 수 있다.
비용의 측면에서 장점이 크고, 1:1이라는 교육 방식이 가지는 장점을 우리 기업들도 활용해야 한다. 신기술과 접목이 없는 낡은 교육 방식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는 전통으로 여기고 전문가를 양성하고, 연구해야 한다.
<2022.6.22, 글로벌이코노믹>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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