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를 물고 놓아주지 않는 단 하나의 이름

by 냉정과 열정 사이


그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소멸해가고 있음을 느꼈다


오늘 공기는 유독 눅눅하고도 묵직해서

그를 지상에 묶어두려는 신의 계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차라리 그의 수족을 단단히 결박해서

영영 풀어주지 않았으면 했다


흘러내리는 시간 역시 서둘러 주워 담고 싶었다

그가 서울의 허공을 쓰다듬어주었을 때

한강은 두 쪽으로 갈라졌다가 다시 흘렀으며

아차산의 등허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지나쳐가는

사람들과 자동차와 백색의 네온사인과 또 다른 것들

떠나가야만 하는 암울한 알고리즘의 연속

귀소본능을 간직한 제비의 고질적인 편두통


그는 빳빳한 차표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기묘한 요지경의 탄식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 부대로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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