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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ution

by nah

나의 리듬은 늘 한 박자씩 느렸기에, 이미 돌이킬 수 없어진 순간에서야 꽤 중요한 것들을 깨닫곤 했다. 그렇게 몇 번의 후회를 하고, 제법 많은 것들을 놓치고서야.

결정론적인 세상에서 모든 사건에는 그에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원인이 있다지만, 마땅히 예측 가능한 범주를 어이없을 정도로 벗어나는 상황들은 받아들이는 데 꽤나 힘이 든다. 만약 신이 정말로 있대도, 그는 생각보다 무심할 것이라는 걸 체감하는 요즘이기에 운명이나 신의 뜻과 같은 단어들은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이상한 감정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피로해진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을 누군가에게 설명하지도 못한 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마음들이 뒤엉켜 찐득하게 엉겨붙어 있다. 이제는 대상이 사라져 버린, 정말로 의미 없는 마음들. 끌어안을 힘조차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마음들을 마침내 그 자리에 내려놓는 시간으로 1월을 지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새해의 작은 바람이다. 이제껏 쉽게 마음먹지 못했지만, 굳게 마음먹는다면 분명 할 수 있을 거라고. 겨울밤, 뜨거운 차를 마시다 입을 데이고서는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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