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멜북스 Oct 11. 2019

05. 업무 분석툴로 나 객관화하는 법

손성곤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 중

리뷰의 중요성, PDR


PDR은 ‘Plan-Do-Review’로 이어지는, 일련의 일하는 과정을 말한다. 상황에 따라서 PDCAPlan-Do-Check-Act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간단한 형태인 PDR로 통칭하고자 한다. PDR로 업무를 분석하는 것은 아주 쉽다. 말 그대로 「계획 → 실행 → 리뷰」에 이르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다. 즉, 업무를 하기 전 제일 먼저 계획을 세우고 행동에 옮기고 그 이후에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계획부터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직장인의 일은 매번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하는 것보다 해 오던 일을 조금씩 바꾸고 개선시켜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일은 리뷰를 먼저 하는 것이 좋다.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할 때도 무작정 계획부터 세우기보다는 과거의 유사한 사례 등을 먼저 확인하는 리뷰가 우선이다.


나는 상품기획자로 일하면서 이 순서로 일하고 있다. 시즌이 끝난 후 판매 호조와 부진에 대한 현황과 이유를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


이 분석은 순서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우선은 전체 ‘시즌’의 판매부터 그 아래 단위로는 티, 바지, 점퍼, 셔츠, 데님 등의 구분으로 내려가 현황을 분석한다. 그리고 티셔츠의 경우 긴팔티, 7부티, 반팔티, 민소매티, 오버핏티 등의 ‘형태별’로, 또 면, 폴리, 린넨, 레이온 등의 ‘소재별’로 분석한다. 아무 무늬가 없는 상품, 스트라이프, 프린트 등으로도 구분해보고 프린트 기법 차이로도 구분해 본다. 작년에 판매한 캐릭터 티셔츠도 프린트의 크기, 캐릭터별 판매 차이도 분석한다. 생산 국가마다 봉제수준이 다를 수 있기에 생산 국가별 혹은 생산 업체별로도 구분을 한다. 판매 가격별로 구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지막으로는 하나의 스타일 단위까지 내려가며 리뷰를 한다. 더 이상 쪼개기 힘든 수준까지 분해한 후, 의미가 있는 데이터를 모아 유의미한 현상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리뷰가 밑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울 수 없다. 리뷰나 피드백이 없이 세우는 계획은 시작부터 잘못된 장소를 파는 삽질이거나 잘 계획된 헛발질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일을 했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에 대해 꼭 파악해야 한다. 회사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목적을 갖고 하는 일이라면 어디에든 적용해 볼 만하다. 블로그 게시물이나 유튜브에 올린 영상도 일주일동안 조회수가 ‘0’이라면 그 이유를 먼저 찾아야 한다. 퀄리티가 문제인지, 검색되지 않는 제목이 문제인지, SNS에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등 계속된 실험으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자신을 아는 힘


‘메타인지’라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할 수 있는 것은 어렴풋이라도 안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것’은 잘 파악하지 못한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결과를 제대로 확인하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오답노트’를 쓴다.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며 원인을 찾는다. 바둑기사는 대국이 끝나면 반드시 ‘복기’를 한다. 돌을 하나씩 다시 놓으며 어떤 수에서 실수를 했는지 확인한다.


자신이 ‘잘못한 것’ ‘실수한 것’을 돌아보는 과정은 가슴 아프고 창피하다. 그렇다고 이를 그냥 넘겨 버리면 문제의 원인을 영영 찾지 못하게 된다. 비슷한 실수가 또 발생하면 즉흥적으로 순간을 모면하려 한다. 번번이 후회하면서도 잘못을 예방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굳어 버린다.


메타인지를 늘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리뷰’다. 공부라면 복습이고, 바둑이면 복기다. 개인의 일상에서는 무엇일까? 개인이 하기 가장 쉬운 리뷰는 일기를 쓰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를 돌아보며 쓸 필요는 없다. 굳이 자아비판적으로 쓸 이유 또한 없다. 그저 노트에 메모하듯이 오늘을 리뷰하면 된다. 많은 책들이 일기 쓰는 방법이라며 양식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굳이 이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하루 다섯 줄’만 쓰면 족하다. 너무 양이 적으면 날림이 될 수 있기에 최소한의 양을 정해 놓는 것이다.




다음 주 월요일, '업무분석툴로 나 객관화하는 법'의 마지막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아, 회사 가기 싫어!"


가기 싫지만 가야 하는 회사.

어떻게 '나답게' 일할 수 있을까?



국내 1호 퇴사 컨설턴트,

그리고 직장생활연구소를 운영 중인

손성곤 저자가 전하는



'꼰대와 선배 사이'

'퇴직과 이직 사이'

월급쟁이들이

직장에서 진화하는 법!  


도서 자세히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04. 업무분석툴로 나 객관화 하는 법 上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