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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nes Oct 12. 2024

글로 쓰는 짤 1

삼시세끼 Light 1, 2 화

주말, 아차산에 오를 때다.

오른다고 하기엔 난이도가 매우 하,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산이다.

티비에선 삼시세끼가 Light가 재방 중이다.

그래, 오늘 등반에 동행할 소리는 삼시세끼.

티빙으로 삼시세끼를 열고 출발한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는 노랫소리,

혼자 조용히 있을 때는 말소리 좋아하는 편,

차승원 배우와 유해진 배우의 말소리를 들으며 올라보자.

두 사람의 대화로 그려지는 장면들.

보는 것 대신

가만히 듣기만 하다 보니 유의미하게 들리는 대화들.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표현하자면

글로 쓰는 짤, 글 짤 (내 맘대로)이랄까.




"우리한테 좋은 거는 다 리밋(limit)이 있고, 지들한테 좋은 거는 리밋이 없어."

     - 우리는 가끔 내로남불이 되곤 해.


"지난번에 유선수가 돔 잡았을 때도 시청률 한 15프로 찍는다고 했는데..

이젠 유해진이 돔이 되지 않는 이상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 해낼수록 더 많은 걸 해야 할 때가 있지.


"열어보면, 야, 이형이 정말 상식적이구나, 느낄 거야."

      -그래, 열어보자. 그럼 알게 되겠지.


"음식으로 따지면, 다시다 같은 거야, 착화제. 정 안될 때."

     - 정 안될 때는 그런 한 방이 필요해.


"공존하는 거 같애. 하루가 반갑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 한쪽만 인 날은 잘 없는 듯해.


"예전에는 장작하고 설비 쪽만 하면 됐잖아. 이거 뭐."

     - 한 개씩 부담이 늘어갈 때가 있지.


"어려워, 일꾼이."

     - 부장님 마음일까.


"꾼들은 다 이유를 붙여."

     - 그래서 꾼이겠지.


"간장. 뭐 넣은 거야?"

"사랑."

   - 한 번도 못해 본 말, 해보고 싶은 말.


"큰 액션을 혼자 해내야 할 때 있잖아, 그때가 제일 외롭다는 얘길 했었어."

   - 함께 갈 수 없는 길이 있지.


"저렇게 칼 같애. 저럴 땐 안도와 줘야 돼."

     - 이런 것도 배려인 걸.


"이것보다 더 깊이? 무슨 얘긴 줄은 알겠는데, 그런 건 두더지 먹게 줘야지."

     - 경계를 두는 것도 지혜야.


"세끼가 참  힘들어."

     - 하기도, 먹기도 힘들어.


"개운한 김에, 호박 좀 갖고 와야 해."

     - 내 모습인 줄.


"와아, 한 번에 가기 어렵네 진짜."

    - 한 번에 가기, 그런 생각 안 해야겠지.


"어젠 주로 싸웠어. 이틀에 한 번 꼴로 싸워."

    - 그러다 정드는 거지.


"계속. 토핑만 다르게. 다른 음식인 ."

     - 한 끗 차이로 달라 보일 수 있게.


드라마 대사였다면

조금 덜 특별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두 배우들이 툭툭 내뱉는 한마디라서

들숨 날숨에 자연스럽게

마음에 콕콕 와닿는다.

삼시세끼, 돌아와서 너무 반갑고

반가운 김에 열심히 들어봐야지.

혹시 계속 남기고 싶어질까 봐

글로 쓰는 짤 1이라고

제목에 여지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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