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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골무일기

식물인간

by 정준호

아르침볼도의 변신 시리즈는

네 계절과 네 원소 외에도 여럿이다.

신성로마제국의 루돌프 2세 황제를

로마신 가운데 계절을 관장하는

베르툼누스로 묘사한 그림이 대표적이다.

1742px-Vertumnus_årstidernas_gud_målad_av_Giuseppe_Arcimboldo_1591_-_Skoklosters_slott_-_91503 (1).jpg

화가는 황제를 과일과 꽃의

정물로 표현했다.

루돌프 2세를 요하네스 케플러를

전속 수학자이자 점성술사로 두었을 만큼

우주의 조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림을 본 보통 사람이라면

조롱이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통치가 왕국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적용된다고 믿기 충분했다.

베르툼누스가 관장한 것은

정확히 말하면 계절의 변화였다.

황제의 주치의 타데우시 하예크는

황제의 체질을 멜랑콜리로 진단했다.

이 그림은 과도한 흑담즙을 조화롭게

통제하는 부적과 같은 것이 아닐까?


봄 (꽃들 - 하단): 혈액, 다혈질 (습하고 따뜻함)

여름 (곡물, 체리 - 상단): 황담즙, 담즙질 (건조하고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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