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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메라타 rin Apr 20. 2023

콜라주

이질적인 생각의 혼합, 그 안에 숨겨진 유연함을 발견하기.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끊임없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그 소용돌이 가운데에 우두커니 서서

이 무질서한 것들마저 지루하게 느껴진다.

여러 모순적인 감정들은 접어두고

의식적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

혼자만의 룰을 정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울타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이 지루한 소용돌이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콜라주 작업을 통해 내 안의 이질적인 감정들을 들여다본다. 꽉 막혀있던 생각의 고리들이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한다. 재료는 나와 가까운 곳에 있는 익숙한 것들이다.

포장의 역할을 끝내고 분리수거함으로 들어갈 운명을 지녔던 포장용 종이, 딸아이가 사용했던 쓸모없어져 버린 지닌 물감들, 예전에는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지만 지금은 녹슬어버린 바이올린 줄, 그리고 작업하는 공간의 창안으로 빛이 가장 아름답게 들어오는 시간.

이 여러 재료들을 종이 위에 연결하며 나름의 규칙을 만들고 실행에 옮긴다.

과정 안에서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새로운 감정들이 발견되고 이 평범했던 재료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관찰하면 작지만 놀라운 경험이 펼쳐진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다. 이 연결을 통한 흥미로운 발견이 지루한 소용돌이 안에 있는 나를 설레게 한다. 그 설렘이란 유연함을 지닌 생각이었다.

이 작업으로 얻은 유연함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 현재 삶 속에 어려운 문제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내 안의 작은 씨앗이 자라난다.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인가. 그 씨앗은 어떤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

주기적으로 물을 정성껏 줘야 한다.

나름의 규칙을 잘 지켜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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