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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영 Nov 05. 2024

젠트리피케이션

불법적인 가판대에서 판매되던 살 없는 붕어빵이 새삼 고맙다. 그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재를 마주하면서 생각하는 붕세권-아님은 얼마나 절망적인가 싶은 것이다. 우리의 세계는 값으로 매겨져야 할, 그러나 값으로 매겨지지 않는 고마움으로 이루어져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내가 지불해 왔던 값이 과연 정당한지도 잘 모르겠다. 판매하는 사람이 노인인 데서 비롯된 버거움에도 값을 매기고, 적어도 수천 명에게 붕세권을 선사해 준 그 자리-지킴에도 값을 매겨보자면 말이다. 이렇게 불가능한 상상들을 하노라면, 적어도 그 노인이 이번 추석에 손주들 손에 천 원짜리 몇 장은 더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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