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힘 속의 온도

서로를 잃지 않기 위해 부딪히는 순간들

by 서령

우리는 종종, 말보다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는 순간을 마주한다.

서로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대답은 짧아진다.


그 안에는 미움보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훨씬 많다는 걸

다투는 순간에는 잘 보지 못한다.


다툼은 폭풍처럼 찾아와, 방 안의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무게 속에 숨겨진 온도를 발견하게 된다.


그건 ‘여전히 네가 내 삶 속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

‘너를 잃고 싶지 않다’는 불안,

그리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후회다.


어쩌면 다툼이란, 서로가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 부딪히는 의식일지도 모른다.


뜨겁게 부딪힌 자리에는 금이 가기도 하지만,

그 틈으로 빛이 스며들 때도 있다.


그 빛은 사과라는 이름으로, 혹은 조용히 내민 한 잔의 물로 다가온다.


우리는 결국 다시 말을 트고,

서로의 표정 속에서 조금 더 단단해진 관계를 본다.


다툼은 때로, 사랑의 또 다른 발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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