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공감이라는 감정의 힘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그것들이 다 진심으로 와닿는 것은 아니다. 표정과 억양, 분위기까지 더해져야 진짜 의미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글은 달랐다. 오로지 단어와 문장만으로 이루어진 글 속에서 누군가가 나의 감정과 닿았다고 이야기해 주었을 때, 나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벅찬 기쁨을 느꼈다. 그 순간은 마치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증거 같았고, 내 삶의 조각들이 누군가의 삶과 이어진다는 확신 같았다. 글이 가진 가장 큰 힘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공명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계속 쓰고 싶다. 내가 느낀 소소한 마음이 누군가에게도 닿아 “나도 그래”라는 고백으로 돌아올 때, 그 공감의 힘은 내 삶을 다시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또 하나의 이유는, 글이 내가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다시 붙잡게 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앞만 보며 살아간다. 해야 할 일과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서 어느 순간의 감정들은 사라지고 만다. 그런데 글은 그런 순간들을 다시 불러내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지나가버린 하루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기록하다 보면, 그 속에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이 보이기도 한다. 어떤 날의 눈빛, 어떤 대화 속의 따뜻한 뉘앙스, 무심코 지나쳤던 계절의 냄새까지 글 속에서는 다시 살아난다. 글쓰기는 나에게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잃어버린 나의 조각을 되찾는 과정이다. 그렇게 붙잡힌 순간은 더 이상 무의미한 과거가 아니라, 나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울림이 되는 살아 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나는 글을 통해 아픈 기억들을 덜 아프게 만들고 싶다. 삶에는 누구에게나 후회나 상처가 남는다. 그것을 외면하면 잠시 잊을 수는 있지만, 결국 다시 우리 앞에 다가온다. 하지만 글로 풀어내면 그 기억은 조금 다른 얼굴을 갖게 된다. 고통스러웠던 경험조차도 글 속에서는 성찰의 시간이 되고, 상처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위로가 된다. 나 또한 다른 이의 글에서 그렇게 위로받은 적이 있다. 어떤 문장은 내 마음에 직접 말을 건네듯이 다가와, 내가 느꼈던 외로움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그렇기에 나 역시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내 아픔을 고백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덜 아픈 이야기로 바꾸어, 누군가의 삶 속에서도 조금은 따뜻한 온기로 자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글은 나를 더 천천히 바라보게 한다. 말은 감정의 흐름을 따라 쉽게 흘러가지만, 글은 그렇지 않다.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는 과정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멈추고 생각하게 된다.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이 사건이 내게 어떤 의미였을까?’ 같은 질문들이 쌓이며 나 자신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된다. 글은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흔들리던 순간조차 글로 정리하면 방향이 보이고, 막막하던 길도 조금은 덜 두렵게 느껴진다. 결국 글쓰기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자, 삶을 더 온전히 살아내기 위한 방법이 된다.
마지막으로, 나는 글을 통해 세상과 오래 연결되고 싶다. 강연이나 대화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오늘 내가 쓴 문장이 몇 년 뒤에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눈에 들어올 수 있다. 나와 시간과 공간을 달리 사는 그 사람이 내 글을 읽고 공감한다면, 그것만큼 놀라운 연결이 어디 있겠는가. 글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는다. 그것은 나를 작가라는 길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이유다.
결국 내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의 단순한 진실로 돌아온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감정, 그 소중한 울림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쓰고 싶다. 우리가 무심히 흘려보냈던 순간들을 다시 붙잡아 소중한 이야기로 바꾸고, 덜 아프게 만들고, 나와 같은 길 위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글을. 그것이 내가 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