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년간의 시행착오, 그리고 성공

by 들국진

내 생애 마지막 다이어트 일기를 쓰자고 결심했었다. 그리고 1년만에 다시 일기를 쓴다.


2년간 나는 다이어트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가도 금새 잊어버리곤 했다. 약속은 필요할 때만 기억하는 사람처럼, 다이어트 중인 사실을 까먹기가 일쑤였다.


2년동안 한 다이어트는 '한약'도 아니고 '다이어트 보조제'도 아니고, 그냥 나를 바꾸는 일이었다. 밥먹고 드러눕는 나, 걷기 싫어 하는 나,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나, 맛있는 건 배가 불러도 먹어야한다고 생각했던 나. 그런 모든 '나'를 바꾸는 일이었다.


다이어트의 바뀌지 않는 진리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당연히 가장 어려운 일이다.


2년간 적게 먹고 움직이질 않거나, 적게 먹고 폭식하거나,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길 여러번 반복했다. 몸무게는 인생 최고 몸무게에서 4kg을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다이어트의 답을 찾았다. 그리고 반쯤 성공했다. 지금까지 12kg 감량. 작은 아이 한명이 빠져나갔다. 좋다. 가볍다. 자신감이 생겼다.


해답은 '적게 먹고 걸을 수 있는 거리는 걷는 것'이다. 우선 자가용으로 출퇴근했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을 한다. 더 일찍 일어나고, 더 일찍 잔다. 그러면 출근할 때 적어도 20분은 걸을 수 있다. 아침은 먹고 싶은 음식을 적당히 먹는다.


점심때는 서브웨이 샐러드를 반만 먹는다. 1-2주만 적게먹는 걸 반복하면, 그 기간만 딱 참으면 먹는 양은 금방 줄일 수 있다. 대신 양을 조절하는 기간동안에는 술도 절대 먹어선 안된다. 점심을 먹고 나면 30분 걷는다.


오후에 배가 고프면 물을 2잔 연속해서 마시는 걸 반복한다.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먹는 양만 줄이면 물만 먹어도 배가 찬다.


그리고 저녁은 점심때 남은 샐러드를 먹는다. 나는 야채를 좋아해서 사실 샐러드 먹는 일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속도 훨씬 편하고 좋다.


퇴근길은 아무리 늦어도, 술을 먹어도 1시간은 걷는다. 집으로 가는 길에 터널이 있어 집까지 걸어가진 못해서 터널 직전 버스를 타는 곳 까지 여러 루트를 개발해서 걷는다.


하루 중에 걷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이렇게 하루 종일 걸으면 못해서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은 걸을 수 있다. 그럼 하루에 1만2천보는 평균적으로 걷게 된다.


중간에 회식은 피하지 않고 한다. 친구와의 만남도 한다. 술도 마신다. 다만 술은 과하게 마시지 않고, 안주는 1개를 여러번 나눠서 먹는다. 치킨이든 문어든 상관없다. 운동하는 양이 있기 때문에 폭식만 하지 않으면서 사람들과의 만남도 즐긴다.


내가 이렇게 다이어트를 시작한 건 2달이 됐다. 중간에 스페인 여행도 다녀왔다. 사실 회식은 1-2주에 한번씩 있었다. 적은 횟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12kg을 감량할 수 있었던 건 '걷는 시간'이 좋아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종일 일하다, 집에 오면 멍때리고, 혹은 학원을 가고, 혹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걸어보면 그 시간동안 '생각'이란걸 하게 된다. 무언가를 하느라 생각할 수 없는 사람처럼 살고 있었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있다. 또 불필요한 걱정은 훌훌 털어버리게 된다. 걸으면서 나쁜 것들은 버리고, 좋은 것을 담는다. 내가 걷는 시간을 좋아하는 이유다.


다이어트는 결국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과정이다. 삼십년 인생 처음으로 정상적인 다이어트에 성공해보니 알 것 같다. 그동안 10kg쯤 뺀 적은 있었는데, 선식 다이어트, 한약 다이어트 등으로 건강을 해칠 뿐이었다. 사실 나는 살찐 나도 사랑했었지만 지금처럼 내가 대견하진 않았다.


내 다이어트는 계속 되고 있다. 목표체중까지는 15kg정도 더 남았다. 언제까지라는 건 없다. 내가 지금 이대로만 계속한다면 6개월안에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목표체중을 달성하는 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파티를 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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