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노래 27

- 만산

by 차거운

강원도 화천의 만산 깊은 골짜기

교우들 모여서 당신을 애절하게 기다리니

허위허위 산길을 걸어

짐승들 거친 컴컴한 산속 마을을 찾아왔으리


그 깊은 골짜기 차를 달려 올라도

힘들고 가파른 길에 마음이 조마조마하거늘

지금도 가는 길 오는 길에

노루가 길 가운데 서서

어서 오시게 인사를 하는데


호랑이 멧돼지 스라소니 곰 등이

휘젓고 다니는 그 속을

고단한 다리로 시간을 다퉈 오가던 당신을

생각하면 한숨만 날 뿐이외다


착한 목자

땀의 목자

양들을 위해 걷고 또 걸어

몸에 양들의 냄새가 배었으니


이제 천국에서 쉬시면서

이 땅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우리가 길 잃지 않도록

희망을 포기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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