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없는 사람들을 위한 송가

by 차거운

공항에서 지문 등록하고

빠르게 어디론가 가려고 하다가

문득 깨닫는다 아내의 손에

지문이 없다 존재 증명의 첩경이

가로막힌 그 순간

무언가 목울대를 치고 먼저 달려간다

고단한 삶 삶의 노동으로 쓸리고 닳아

어느새 가뭇없이 사라진 당신의 흔적

세상엔 지문으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할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닫는다 지워지거나 희미해진

지문 앞에서 문득 아득해지는 심정

정말 정직한 삶의 순간들 사이로

사라진 것들 앞에서

먹먹한 마음으로 손 잡아 주어야 할

이 땅의 갑남을녀들에게

다정한 눈빛으로

오늘은 당신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조용히 고백해야 한다

먼저 나와 함께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당신 또 당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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