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지문 등록하고
빠르게 어디론가 가려고 하다가
문득 깨닫는다 아내의 손에
지문이 없다 존재 증명의 첩경이
가로막힌 그 순간
무언가 목울대를 치고 먼저 달려간다
고단한 삶 삶의 노동으로 쓸리고 닳아
어느새 가뭇없이 사라진 당신의 흔적
세상엔 지문으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할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닫는다 지워지거나 희미해진
지문 앞에서 문득 아득해지는 심정
정말 정직한 삶의 순간들 사이로
사라진 것들 앞에서
먹먹한 마음으로 손 잡아 주어야 할
이 땅의 갑남을녀들에게
다정한 눈빛으로
오늘은 당신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조용히 고백해야 한다
먼저 나와 함께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당신 또 당신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