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순례기

by 차거운

내 사는 나라엔 곳곳에 사찰

성황목 용왕님 사당들이

교회와 성당과 어울려

사람들을 품고 있다

투정하는 아이들처럼

사람들은 이리로 저리로

마음의 빈자리와 마른 목 축이려고

분주히 떠돌고 있지만

단순한 믿음과 신뢰에 잠긴

노인과 아이들의 가난한 눈빛이

빛나고 있다 사금처럼

로마에서 피렌체로 베네치아로

크고 작은 성당들 두오모들

그 안에 자리한 프레스코화

성상들 단청 같은 색유리화

공간 구석구석을 채우고 다듬고 새김질한

그 간절한 마음들 사연들

징검다리 삼아

자리를 옮기는 나의 마음이여

낯선 이 거리의 눈빛들과 하나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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