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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May 20. 2021

에어비앤비 제의

공간을 조금 더 개방해 보기로 한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시는 공유 공간 '나무정원'이 있다. '나무정원' 대표님께서 인테리어에 참고하시겠다고 지난번부터 말씀하셨다.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초대하기를 차일피일 미뤘다. 비가 와서 꽃나무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되어 퇴근 후, 놀러 오시라고 했다. 바깥 구경부터 천천히 하시면서 사진도 찍으신다. 외부에서 먼저 점수를 땄다.

고추가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대를 한 줄기로 남기고 곁가지을 따 줘야 한다. 토마토만 그런줄 알았는데 같은 원리라고 한다.잡초와의 전쟁이다. 아래 조그맣게 돋은 것들이 잡초다

안에 들어오셔서 천정을 보시며 좋아하신다. 다음으로 파덕 테이블을 보시면서 연신 쓰다듬으신다.


이거 엄청 비싼 나무인데요.
나무 자체 가격만도 어마어마할 거예요.


"네, 그렇다고 하더군요. 저희 아파트에도 똑같은 거 남편이 만들어 왔어요." 하고 대답한다. 사장님께서는 나무를 잘 아는 분이시라 역시 더 애정이 가는 눈빛이다. 산장 쥔인 나의 남편이 돈만 조금 모아지면 나무를 산다는 것을 애써 말할 필요도 없다.

바닥에 대해 궁금해하신다.


"네, 콘 플로어에 무광코팅이래요. 무광코팅이 중요하대요."


공사가 늦어지고 지금 3주째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로 다른 현장에 나가 있는 S 대표에게 화도 조금 났다.


그러나 내가 S 대표에게 엄지척 한 것 중에 단연코 바닥이 있다. 색이 정말 예쁘고 미장이 자연스럽게 되어 사랑스러운 바닥이다. 밝은 낮에 잘 찍어 올려야겠다.


뒤로 돌아가면 정리가 안 된 상태. 그나마 엊그제 딸들 온다고 조금 정리했다. 천정의 나무들을 보고 다들 한마디 하신다. 하긴 이 곳에 커튼 달러 오신 분들도 말씀하셨다.


천정 나무가 볼수록 매력 있네요.
이거 천정 막지 마세요


사람들은 잘 모른다. 원래 막아진 벽지 천정이었다. 인테리어를 위해 일부러 돈을 들여서 개방한 상태다. 당연히 '나무정원' 사장님은 잘 아신다.


"한 겨울에 단열 부분에서 어떨지 모르겠어요. 지난겨울을 참고하자면 정남향이라서 종일 해가 깊숙이 들어왔는데요. 더구나 바닥의 보일러와 천정에 냉난방 에어컨을 두었으니 지낼만하리라 생각돼요. 그러나 실제 종일 생활을 해 보지 않아서 이번 겨울을 지내봐야 알 것 같아요. 추우면 한겨울에는 문 닫고 여행 갈래요."


"천정의 나무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벤자민 무어 페인트 중에 투명 스테인을 칠했어요. 지저분한 상태의 나무가 정돈된 차분한 본연의 색으로 변했지요?"


"저기 에어컨 배관 보세요. 본래 일을 깔끔하게 하시는 에어컨 사장님이신데요. 그렇다고 해도 인테리어에는 주인의 요구가 중요하잖아요. 무거운 에어컨이 잘 지탱하기 위해서 윗부분을 잘 보강하고 에어컨을 달았어요."


"잔소리하는 제가 이날 현장에 있어서 다행이었죠. 벽은 흰색으로 동일하게 천장의 경우 검정으로 배관을 깔끔히 싸서 처리해 주십사 당부했더니 깔끔하게 잘 되었어요."


"화장실의 경우 천장의 전기 선들 때문에 노출에 어려움이 있어 천장 마감을 흰색으로 했어요. 욕실 부분은 S 대표가 아주 깔끔하게 진두지휘했지요. 사실 S 대표가 솜씨가 있는 분이에요. 천장에 한 줄 남겨 둔 나무가 멋스럽죠? 화장실은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당연히 백배 나아서 만족해요. 아무래도 습기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니까요. 샤워실 초록 타일이 예쁘다고요? 네. 거기 '어은 터널' 지나면 '신영상사'라고 있어요. 그곳에 타일 종류가 많더군요."



"침대 공간을 따로 만들었어요. 알레르망 이불을 하나 놓으려고요."

"TV가 걸린 벽의 뒤쪽으로 가면 벽의 안쪽으로 공간을 만들어 선반들을 걸었어요."

 "제가 만든 도자기들인데요. 왼편의 뚜껑 있는 찻잔은 수제품을 산 것이네요."


부엌 선반이 잘못 질러져서 다음 주 공사 후 다시 해야 한다.



작업을 하기 위해 재봉틀의 위치를 밝은 창가로 했다.


"창가에 재봉틀을 두었어요. 일하면서 잔디도 보고 지나는 사람들 구경도 할 요량이죠."

재봉틀의 덮개 천은 자수를 하다 만 상태다. 이런 식이다. 이것을 하다 생각나면 마무리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한다. 나의 완벽하지 않은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언젠가 마음 편히 앉아 재봉할 날이 올 때까지 우선 천으로 덮었어요. 요즘 제가 좀 바빠야죠."



안에 둔 고사리과 식물이다. 초록으로 예쁜데 주황 불빛에 색이 잘 나오지 않았다.


안에 들어오셨다가 밖에 나가셨다가 하신다.

낮은 한옥 지붕이기 때문에 차양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 어닝이 한 방법이다.


나의 첫 공간에 어닝을 했었다. 예쁘기는 했다.

내가 지은? 첫 공간

수동 어닝을 해 놓으니 바람이 심하게 불면 얼른 접어야 했다. 그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전자동으로 하면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 비싸기도 하고 모든 것은 수동이 자동보다 고장도 적다.


지난 경험과 더불어 <꿈꾸는 마당>의 경우 길이가 훨씬 길기 때문에 어닝은 애당초 고려하지 않았다

처음에 틀을 한 상태다.
이후 틀을 검정으로 칠했다.그 위에 강화유리를 얹었다.

보다 튼튼한 형태를 구상했다. 강화 유리를 한 가장 큰 이유는 채광이다. 특히 겨울철에 채광은 보일러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며 안에서 하늘을 보는 재미도 있다.

햇빛 가리개 천. 커튼봉 형태

요즘 매일 택배가 온다. 살 것이 많다. 화산석 사이의 잔디를 손으로 깎아줘야 해서 잔디 가위도 주문한다.

처음에는 한칸 건너 암막 커튼을 끼웠다가 모두 하기로 했다. 낮에 태양이 정말 강해서다.(택배 박스가 보인다).

강화유리 처마의 최고 단점은 여름날 뜨겁고 눈이 부셔서 아래에 있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강화 유리를 올린 후 S 대표가 다른 공사 일로 3주째 오지 않고 있다. 고민 끝에 각 네모 유리마다 커튼봉을 이용한 암막 가리개를 했다. 하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포스트 서두에 <공유 공간> 대표님이 인테리어 참고로 오셨다고 했다. 문제의 파벽을 보시더니 사진보다 괜찮다고 하신다. 실제로 이 벽을 보면 두 그룹으로 나뉜다.


그대로 두어도 된다 / 역시 페인트 칠이 답이다.

만약 이번 주까지 S 대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가 대충 예쁘게 해 볼까. 높은 곳을 할 수가 없다. 기다리기로 한다. 벽돌 한 장을 보면 괜찮다. 그런데 이 벽돌을 너무 웃기게 붙여 놓아서 전체적으로 별로다. 웃기게 라는 건 규칙적으로 붙였다는 것이다. 결론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와서 보면 파벽돌 벽이 이상하게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다른 곳에 시선이 머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오신 분들이 다 좋다고 하시니 기쁘다. 아직 할 일들이 가득하다. 특히 스카이 로켓을 심을까 화분에 둘까를 엄청 고민했다. 그냥 화분에 두기로 했다. 다만 분갈이를 해야 한다. 화분 바닥에 구멍이 작아 물이 잘 빠지지 않고 있다.


화분을 사러 가야 하는데 시간 나면 마당의 꽃들 돌보고  놀러 다녀서 시간이 없다. 이번 주에는  화분을 교체해야겠다. 스카이 로켓이 힘들어한다.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이다.


1. 페인트 칠 - 실내 파벽돌 페인트 칠/실외 대문과 창고 틀 페인트 칠. 2. 전기공사 - 실내의 천정 T5 조명 나무 갈빗대에 넣기(사선으로)/ 썬룸 천정에 T5 조명 사선으로 두 줄 넣기. 썬룸에 전기 콘센트 설치./ 대문 위 흰 벽에 조명 설치. 3. 나무로 대문 마무리하기/ 창고 나무로 마무리 하기. 4. 창고 바닥 시멘트 미장으로 정리정돈. 5. 실링팬 달기. 6. 자질구레한 것들 마무리 - 건물 뒤편 바닥 배수구 캡. 화장실 세면기 앞 콘센트 개방형 덮개 할 것. 부엌 선반 잘못한 것 수정. 7. 스카이로켓 화분 분갈이 하기

사장님께서 감동적인 표정으로 한 말씀하신다.


제가 보기에는 다 된 거 같은데요?
지나는 사람들이 다들 카페라고 하겠어요.
에어비앤비를 하시면 어떠세요? 고급 호텔 가격으로 해야 할 것 같아요.


목수 일도 하셨던 분이시고 현재 셀프 인테리어를 하시는 분이시기에 하나하나 꼼꼼하신 편이시다. 그런 분의 칭찬을 받으니 S 대표가 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인테리어도 칭찬을 받은 셈이다.


네, 그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제가 당장 공방을 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요. 우선 다음 주에 마무리 공사를 해 주신다고 하니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 후에 다시 한번 봐주시고 조언 부탁합니다. 여기는 사진보다 오신 후 다들 더 좋다고 하네요.

다음 주에는 꼭 공사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해 본다.



매거진 < 하우스 앤 가든>의 글을 모은 브런치 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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