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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칸애 Nov 08. 2024

꼬리 자르기

후회

누구에게나 후회되는 하루가 있다.

잠자리에 들다 문득 떠오른 일 때문에

이불킥 하며 괴로운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무심코 내뱉은 나의 말 한마디가

혹시나 듣던 이에게 상처였을까 마음 졸이다

꿈에까지 나오기도 하는 그러한 날들.


후회는 후회를 낳는다 했던가.

하루를 되짚어보고자 시작한 생각은

반성의 시간을 갖다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후회와 자책의 길로 들어선다.


이미 후회를 해봤자 늦었다는 걸 잘 알지만

좀처럼 생각의 꼬리는 잘 안 잘라지고

결국 늪에 빠지고 만다.


차라리 답이라도 찾음 좋으련만...

아무리 반성하고 다짐한다 해도

앞으로 내가 살아갈 그 수많은 날들에

또 실수를 안 하리란 확신조차 서지 않는다.


이렇게 답 없는 생각을 풍차 돌리듯 하다 보면

문득 이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마저 후회스럽고

어느덧... 해가 떠있다.


난 아무리 노력해 봐도

이불킥을 환영할 수 없는 사람인지라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로 했다.

우선 조금만 후회하고 나를 다독여 주는 것.

이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후회하던 1분 1초 매 순간이 나를 괴롭혔을 테니

최대한 조금만 후회하고

최대한 빨리 나를 이해해 주는 것으로

나 자신을 토닥여준다.


어찌 보면 자기 합리화일 수 있지만

이 세상에서 날 제일 아껴주고 믿어줘야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니까.


그동안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나보다 타인이 먼저인 삶을 살았으니

이젠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 보려 한다.


조금만 후회하자!

그리고

나를 아끼며 많이 사랑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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