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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Feb 26. 2024

마음이 따숩다 그것도 엄청

일기예보는 정확했다. 일요일 오후부터 눈이 무지하게 쏟아지고 있다. 온도도 고꾸라져서 이곳이 혹독한 겨울의 앨버타임을 다시 상기시킨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한없이 따숩다.


교회 소그룹 모임에서 만난 엄마 또래의 집사님께서 나에게 봉지 하나를 건네신다. 갱년기에 콩나물이 좋아요 하며 집에서 키운 머리 큰 튼실한 콩나물을 한가득 담아 오셨다. 칡도 좋다며 영어로는 arrowroot니 마트에서 보면 꼭 사서 먹으라고 몇 번을 얘기하신다. 

  


집 앞 눈치우러 나간 남편, 어 금방 들어왔다. 어? 저렇게 빨리 들어올 수가 없는데? 

옆집 아저씨가 우리 집 드라이브웨이에 사이드웨이까지 다 치워 놓으셨단다. 마음이 따수와진다. 


아무리 춥고 눈 와도 산책은 해야 하는 우리 집 돌돌이. 폭설 속에 남편과 걷고 돌아왔다. 


산책을 마치고 온 남편에게 오늘 받은 콩나물로 만든 콩나물 무침과 뜨끈한 콩나물 김칫국을 한 대접 담아줬다. 


내 마음도 따숩고 또 남편 속도 따수와진다. 

이렇게 맛있는 콩나물은 한국에서도 먹어본 적이 없다. 
내일 아침으로 밥 말아 한 그릇 든든히 먹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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