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캔캠 Nov 07. 2019

쉼표;를 가지고 있는 여행지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 || 강경역 출발 ~ 강경역 도착

추석 연휴도 지나고, 한글날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잠시 쉼표를 느끼며 잠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여행지 강경 여행은 어떠세요?


대학을 졸업할 시기가 한참 넘긴 나이인 29살인 저는 이제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중이랍니다. 

생각만큼 복학한 학교가 즐겁지 않은 것은, 앞으로는 이런 여유로운 학창생활은 제 인생에서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과, 사회에 일원이 되어 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고민을 생각을 가지고 마음이 뒤숭숭할 때, 때마침 졸업한 학교 후배 로우가 연락이 왔어요.

"형 같이 여행해요! 그리고 상담 좀 해줘요~"


이렇게 시작된 여행은 후배에게는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소중한 시간이 됐고, 저에게는 쉼표를 잠시 느끼며 마음을 추스르고 재충전할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 되었답니다.


그럼 강경이 왜 쉼표;를 가지고 있는 여행지인지 알려드릴게요!

https://youtu.be/WwZ97UKw74A



강경역_104년의 역사

1911년 11월 10일 보통 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강경역은 2015년 현재 104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근대화의 역사를 모두 담고 있는, 장수하신 어르신의 느낌을 주는 호남선에 속한  기차역입니다.

2006년 화물 취급마저 중단한 강경역은 관광도시도 물류도시도 아닌, 열심히 세월을 달려오다 이제는 쉬고 있는 듯한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르고 있는 역이 되어버렸습니다.

실제 이용하는 사람도  적을뿐더러, 이곳에 정차하는 기차도 그리 많지가 않지요.



중화원_화교식 짬뽕!

로우와 저는 강경에 1시 정도 도착을 해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 중화원을 향하여 걷고 또 걷고 걸었습니다. 

강경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고, 걷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쉼표;를 떠올리게 해주는 볼거리들이 이곳저곳에 있어서 이곳을 찾아내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지요.


들어가서 주문하려고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사장님과 종업원분들의 유창한 중국어가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여기 한국 맞나요..? 그러고 나서 조금 있으니 한국말은 또 너무 유창하다!! 그냥 한국분인데?! 뭐지?

60년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식당인 이곳 중화원은 화교 3세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화교분 들이라는 특성상 중국어와 한국어가 모두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곳 사장님과 10분 동안 대화 나누면서 강경이 어떤 곳이었는지,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많은 정보를 얻을 수가 있었지요.


6.25 1.4 후퇴 당시 이곳 강경에 자리를 잡은 화교분 들은 그 당시 전국에서 가장 큰 시장인 강경시장을 기반으로 약 200가구가 넘게 거주하셨으나 포구가 사라지고 지역의 규모가 작아짐으로 현재는 10가구도 안 남았다고 하네요. 이곳 중화원은 사장님의 할아버지가 처음 개업하시고 강경의 번화기 시점부터 현제 쇠퇴기를 거쳐 잠시 성장과 하락이 멈춰 있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강경의 근대화 역사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곳.

그런데 이곳 중화원 짬뽕은 가성비 하나만큼은 전국 어디에 견주어도 손가락에 꼽힐 것 같습니다. 짬뽕이 5,000원 이라니... 2015년에 이게 웬 말인가!? 


강경은 젓갈이 유명할 정도로 포구로 유명한 고장이었기에 해산물이 가득 들어간 짬뽕이 나오려나 하고 있었는데, 막상 나온 걸 보니 고기를 기반으로 한 국물에 적당한 해산물의 양과, 고기가 들어가 있는 그런 짬뽕이었지요. 인상 깊었던 건 짬뽕내용물 중에 어묵이 들어가 있는 건데요, 우리가 흔히  사 먹는 네모나고 넓적한 그 어묵이 들어가 있었답니다.


옥녀봉 가는 길

중화원을 나와 다음 목적지는 강경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옥녀봉이었습니다. 중화원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것도 있지만, 이곳을 여러 번 와봤던 후배 로우가 목적지를 설정해놨던 터라.. 그냥 따라갔죠. 


▲옥녀봉 가는 도중 만나게 된 반가운 풍경들.


▲강경침례교회 최초 예배지 일대

이곳 강경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던 저는 옥녀봉으로 가는 길에 이곳 강경이 침례교회의 최초 예배 지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근처에 가면 관광버스가 엄청 많아요. 이곳 강경에 웬 관광버스지.. 정말 안 어울린다.. 했는데 최초 예배지를 순례하시는 교인들이 많이들 오시더라고요;

[저기 로우가 보입니다. (너의 초상권은 없다.)]


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일상에 쉼표; 찍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옥녀봉_쉼표;

옥녀봉은 높지 않아서 걸어서 10분이면 정상까지 충분히 올라가실 수 있어요, 간혹 자가용을 이용해서 옥녀봉을 정상까지 오시는 주민분들도 보았지만, 모름지기 여행의 참맛은 뚜벅 뚜벅 뚜벅이가 참맛이니까 우리는 걷고 또 걷습니다. 


올라오면 아니 이렇게 높지 않은데 이런 전망이 나올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속이 펑!! 하고 뚫리는걸 느끼시게 될 겁니다. 전망 포인트는 도시 쪽을 바라보는 것과, 뒤에 강을 바라보는 것이 있는데 양쪽이 주는 느낌이 전혀 다르지만 쉼표;라는 느낌은 둘 다 가지고 있지요.


강경이 발전한 도시가 아니라서 높은 건물이라고는 교회가 전부이고, 모두 3층 이하의 건물로 도시가 꾸며져 있고, 옥녀봉에서 바라보면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며 도시에서 느낄 수 없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전망 포인트지요. 독특하게 KTX 철도가 앞에 쭉 펼쳐져 있는데, 시간이 맞아 KTX가 지나가는걸 보면 그 또한 좋은  구경거리입니다.



이렇게 멋진 옥녀봉의 전망은 일몰 때 다시 들려서 사진을 찍을 예정이기에 발걸음을 다시 옮겼습니다.

강변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억새밭을 따라 걷기로 결정하고 우당탕탕 내려갔죠. 

흔들리는 갈대처럼 우리의 마은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늘 흔들리지만,  찰나의 쉼표;를 느껴보는 건 어떨가?

갈대 숲에는 참새들이 참 많았던 게 인상적이었는데, 강을 따라 쭉 펼쳐진 갈대밭을 남자 둘이 걸으며 무슨 대화를 했을까요? 이때까지는 그렇게 진중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요. 그저 풍경 보고 사진 찍고 걷기를 반복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그냥 편안했답니다. 

사실 전 혼자 하는 여행을 주로 하고 좋아해서, 누군가와 같이 하는 건 로우가 처음이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편안했다는 게 새삼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는 여행 경험 이었지요. 

여행은 사람마다 의미가 다르지만 저에게는 늘 쉼표를 가지고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는데, 같이 하는 여행은 전혀 색다른 느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황산포구 등대

철도 운송의 증가와 고속도로 건설 등 육로교통의 발달... 황산대교가 준공... 기능이 다하여 철거

모든 것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은 대체제가 나오면서 가치가 사라지게 되고 과거의 시간 속에 멈추게 되지요. 우리 내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 나이에 해야 할 일들이 있듯 말이죠. 사회에 나오면 직장을 갖고 직장에서 나의 역할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 나를 대체할 것이 나오면 나는 과거의 시간 속에 멈추게 되듯이.


지금 매 순간이 너무 촉박해서 두리번 거리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리기도 여력이 모자라다 생각하지만, 그 달리기 끝에 무엇이 있는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 등대 또한 매 순간 열심히 자기 역할을 충실히 다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존재를 모르는 과거의 시간에 멈추어있는 구조물로 남아 버렸듯 말입니다.

강경이 얼마나 큰 도시였는지를 설명해는 등대

성장 그래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상품과, 우리 인생을 보면 성장 그래프라는 것이 존재하는걸 알 수가 있습니다.

성장 그래프는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4단계로 나뉘게 되는데, 이곳 강경역시 이런 성장 그래프를 도입해서 생각해보면 쇠퇴기의 시기를 30년간 거친 후 이제 다시  재도약하고자 강경만이 가지고 있던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살려 문화 관광도시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젠 도입기에 접어든 작은 소도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경는 커피숍이 강경역 앞에만 있다. 특히 제대로된 커피숍은 이곳 하나 뿐인가.?



해가 뜨면 언젠가는 지듯이... 인생사 세옹지마.

강경의 일몰_옥녀봉

강경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옥녀봉에서의  일몰입니다.

흑.. 카페에서 발표자료 손보다가 조금 늦게 출발했더니.. 이럴 수가.. 타이밍을 조금 놓쳤네요.

그런데 이곳 강경은 옆에 큰 강이 흘러서 일까요.. 저녁이 돼자 날씨가 급격히 변합니다.

습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운무 비슷한 안개가 끼기 시작하더라고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몰을 구름이 가려버리는.. 근데 저게 구름은 맞을까 모르겠네요.

산 능선 위로 안개가 낀듯한 느낌이라.. 구름이라기엔.. 하늘이 너무 예쁘죠?

요즘 가을 하늘은 그냥  미쳤다!라는 말로 표현이 됩니다.

집에 있는 카메라 들쳐매고 주말에 쉼표를 느끼는 여행과 미친 일몰 구름 보러 나가보는건 어떨까요?
사진 : 무 보 정


카메라 : Canon D60 / I phone 6[파노라마]
렌즈 : Sigma Art 30mm HSM
영상 : I phone 6
작가 : 캔캠 [www.cancam.c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