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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기 Dec 23. 2016

스마트폰 원포인트 ⑦ 모바일 생체인식 이야기

캔시의 스마트폰 원포인트 프로젝트

모바일 생체인식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이 도입되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였다. 비록 단종이 됐기는 하지만 홍채인식의 대중화를 연 기기였다. 이로써 생체인증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짐에 따라 여러 곳에서 희망의 찬가가 불려지는 듯 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랙티카는 전 세계 생체인식 기술 시장이 지난해 20억 달러, 한화 약 2조2240억 원에 그쳤지만 연평균 25.3%씩 성장, 오는 2024년에는 149억 달러, 한화 약 16조5680억 원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생체인식이 모바일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난이나 위조가 어렵다는 데 있다.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따로 구비할 필요없는 생체정보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UX로 이어진다. 여러 서비스 연계를 위한 관문으로 쓰기 용이하다. 생체는 개별적인 정보로 거의 평생 동안 변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보안성은 기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표 현장 (사진=삼성전자)


지문인식, 모토로라 아트릭스를 기억하시나요?


생체인식은 지문뿐만 아니라 홍채와 목소리, 정맥, 얼굴 등 사용자의 신체 일부분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를 인증하게 되고 인증된 정보를 통해 그 다음 단계까지 이어진다. 


생체 인식 기술 중 대중화된 사례는 ‘지문’이다. 손가락을 입력장치로 사용하는 모바일 디바이스는 지문이 가장 일차원적으로 자주 쓰일 수 있는 도구라 말할 수 있다. 다만, 처음부터 대중화 바람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모바일 지문인식의 첫 도입, 모토로라 '아트릭스'


스마트폰 중 최초로 지문인식 기능이 도입된 제품은 2011년 2월 출시된 모토로라의 ‘아트릭스’다. 국내서는 같은해 4월 3일 판매가 시작됐다. 아트릭스는 타 제조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오션텍의 ‘지문인식’ 기능을 도입했으나 낮은 접근성과 인식률로 인해 외면 당했다.


지문인식이 본격 개화된 시기는 2013년부터다. 국내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먼저 팬택이 지문인식에 앞장섰다. 팬택은 크루셜텍과의 협력을 통해 2013년 6월 ‘베가 LTE-A’를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했다. 이후 ‘시크릿노트’, ‘베가 아이언2’ 등에 지문인식을 탑재, 계속해서 기능을 향상시켜 왔다. 

팬택 베가 LTE-A 지문인식


팬택이 적용한 지문인식 방식은 ‘스와이프’였다. 센서에 손가락을 문질러 인증하는 방식이다. 위에서 아래로 손가락을 문지르면서 인식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기는 했으나 면적을 줄일 수 있어 후면뿐만 아니라 측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측면 전원버튼을 이용한 지문인식 기능도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팬택이 국내서 지문인식을 최초로 도입한 제조업체라면, 글로벌 시장에서 지문인식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은 애플이다. 애플은 2013년 아이폰5S 홈버튼에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ID’를 적용했다.  


애플은 ‘터치ID’ 구현을 위해 모토로라 아트릭스에 지문인식 솔루션을 공급한 오션텍을 2012년 3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보안 칩 업체인 아덴텍을 총3억5600만 달러에 인수해 지문인식과 함께 근거리무선통신(NFC)도 함께 작동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도 매진했다.


애플의 터치ID 지문인식 첫 적용 단말인 아이폰5S


애플이 도입한 지문인식 방식은 ‘스와이프’와는 다른 ‘에어리어’ 방식이었다. 손가락 지문자체의 면적을 읽어내는 방식이다. 스와이프와는 달리 지문 인식을 위해 일정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360도 어느 방향에서든 상관없이 반응한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인증 속도를 높여 단점도 개선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5에 지문인식 솔루션이 도입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4년 출시한 ‘갤럭시S5’에 시냅틱스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시냅틱스는 앞서 지문인식 밴처업체인 밸리디티센서를 인수하면서 지문인식 기술을 진화시켜왔다. ‘갤럭시S5’에도 밸리디티센서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용됐다. 




'보안'과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모바일 지문인식은 크게 지문인식 센서와 이를 기반으로 한 모듈, 알고리즘을 포함한 인증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3개 분야마다 각각의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오션텍의 지문인식 센서를 가져와 모듈화하고 자체적인 알고리즘으로 ‘터치ID’를 구현한다. 삼성전자도 초기 시냅틱스의 센서와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더해서 ‘지문인식’ 솔루션을 적용했다. 하나의 분야에 집중하는 업체가 있는가하면, 몇몇 업체는 2개 또는 3개 분야를 함께 패키징화해 공급하기도 한다. 


애플 터치ID 홈버튼


생체인식이 위조나 해킹이 어렵다는 이유도 이러한 구성에 있다. 생체 정보는 기본적으로 단말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지문 모듈이 장착된 스마트폰의 경우 생체 정보가 단말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단말 내에서도 물리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트러스트존’에 머물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경우 사용자의 지문인식 정보는 모바일AP 내 어딘가에 저장된다.  


만약 생체정보가 유출된다 하더라도 지문의 이미지나 음성 자체가 저장돼 있는 것이 아니라 암호화된 데이터가 저장돼 있기 때문에 암호화 알고리즘을 알지 못한다면 풀 수가 없다.  


초기 생체인식 기능은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즉, 사용자 인증을 통해 잠금 화면을 푸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렀다. 그렇기에 초기 지문인식은 효용성이 떨어졌다. 생체 인증의 역할은 딱 사용자 인증까지만이었다. 그 다음이 중요하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지문인식을 보다 대중화시킬 수 있었던 데는 사용자 인증 이후 관련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기 때문이다.




'잠금해제'는 기본적인 사용자인증일뿐, 모바일 결제라는 '날개'를 달다


지문인식을 통해 사용자인증이 가능해짐으로써 업체들이 가장 먼저 모바일결제 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지문을 통해 사용자가 인증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일대일로 사용자와 매칭된 스마트폰을 온오프라인을 연결할 수 있는 매개체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스마트폰이 지갑으로 바뀌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애플은 ‘터치ID’와 함께 애플페이를 선보였다. 애플페이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면서도 보안성이 높아 초기 도입부터 사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애플은 터치ID 솔루션만 내놓은 것은 아니다. 지문인식으로 작동하는 서비스인 애플페이도 동시에 공개했다. (사진=애플)


최대 모바일티켓 검색 사이트인 시트긱은 애플페이 도입 전 티켓을 구매하는 이용자 30%가 모바일 결제를 이용했다고 했는데, 도입 후에는 80%까지 치솟았다고 평가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도 모바일 결제 이용률이 이전에 비해 2.5배가 증가한 바 있다.  


애플페이는 지문인식을 통해 사용자를 인증하고 NFC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됐다. 결제 과정이 단순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매장 내 NFC 단말 보급이었다. 애플은 이 후 출시된 애플워치를 통해 NFC가 없는 iOS 기기에서도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하게끔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페이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포문을 열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애플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마그네틱전송기술(MST)를 보유하고 있던 루프페이를 인수, NFC뿐만 아니라 기존 카드 단말기에서도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8월 20일 국내 첫 도입된 이후 50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폭 넓게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 삼성페이 이용자를 170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후 다양한 업체들을 통해 페이 전쟁이 가속화됐다. 모바일에서의 결제가 간편해지면서 최근에는 O2O 시장의 열쇠로 부상 중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모바일결제 시장은 매년 30%에서 40%씩 성장, 오는 2017년에는 72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프리미엄=지문인식? 보급화 첨병에 선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과 함께 생체인식의 보급화를 이끈 요인으로 중국도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중국 업체들은 지문인식 도입에 특히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저가 전략을 펼치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지문인식은 자체 제품을 프리미엄화시키는데 주효한 수단 중 하나였다. 지문인식은 기존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차별화된 경쟁력인 동시에 기술의 고도화를 알리는 수단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의 지문인식 도입은 그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체인식이 필수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단초 구실을 했다. 


화웨이 아너8


초기 지문인식 개발에 적극적인 중국업체로는 화웨이와 BBK, 레노버, 지오니, 오포 등을 꼽을 수 있다. 스와이프뿐만 아니라 에어리어 방식의 지문인식 방식을 도입했다. 화웨이는 ‘어센드 메이트7’과 ‘어센드 G7’에, BBK는 ‘비보 엑스플레이 3S’에, 오포는 ‘N3’에 지문인식을 도입했다.  


최근 중국업체들을 통해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지문인식이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모바일결제 솔루션과의 융합으로 인해 관련 서비스도 늘어가고 있다.  


최근 중국업체들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서 화웨이가 9.4%로 3위를 차지했다. 뒤 이어 5.3%의 점유율로 오포가, 4.3%로 샤오미가 각각 5위권 내 안착했다.  


중국업체들의 비약적 성장으로 인해 지문인식은 스마트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지문인식이 아닌 또 다른 생체인식 도입을 모색하는 상황까지 올라섰다. 




나를 잊지 말아요. '얼굴인식'도 활용범위 확대


초기 생체인식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지켜주는 보안인증 수단으로써 사용됐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잠금해제시 기존 패턴이나 비밀번호 입력 방식이 외부로 노출될 수 있기에, 이를 보완한 보안 기능으로 얼굴인식과 지문 등이 쓰이기 시작했다.  


지문인식이 대중화되기 전인 2011년 모바일에 또 다른 생체인식 수단으로 얼굴인식 기능이 도입된 바 있다. 구글이 차세대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에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언락’을 추가했다. 패턴과 핀 번호로만 쓰이던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얼굴인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  


‘페이스언락’은 얼굴의 윤곽이나 눈, 코, 입의 간격, 코의 높낮이 등을 파악해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인증하는 방식이다. 


갤럭시 넥서스 얼굴인식 과정


당시에는 놀라운 기능이었으나, 이후가 문제였다. 떨어지는 인식률과 접근성이 낮아 사용자로부터 외면 받았다. 얼국 각도와 조명의 변화, 수염이안 얼굴 표정에 따른 인식률이 낮아 불편함이 가중됐다.  


최근 얼굴인식 솔루션은 PC 시대의 강자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포트를 통해 재부상하고 있다.  


인텔 ‘트루키’는사용자의 얼굴뿐만 아니라 목소리와 지문 등 다양한 생체인식이 가능한 보안 솔루션이다. 6세대 스카이레이크를 출시하면서 3차원 인식 솔루션인 ‘리얼센스’를 함께 공개한 바 있다. 리얼센스는 사용자의 미세한 생체 정보를 획득해 반영해주는 솔루션으로 비밀번호 없이도 얼굴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인텔 트루키 (사진=인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을 출시하면서 생체 인식이 가능한 ‘헬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윈도10 1주년 업데이트를 통해 생체 정보로 윈도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헬로’가 정식 도입된다. 윈도앱과 엣지에도 적용된다. 




눈맞춤, '홍채인식' 드디어 개화


지문, 얼굴인식과 함께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생체인식 수단은 ‘홍채’다. 특히 지난 2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이 적용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홍채인식은 동공 확장을 조절하는 빗살무늬 모양의 근육 패턴을 적외선 카메라로 스캔해 추출한 정보로 인증하는 방식이다. 생체인식 중 매우 높은 보안성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의 노화 여부에 따른 문제가 없고 안구질환도 걱정없다.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홍채인식이 좀처럼 모바일에 이식되지 못한 이유로는 근거리에서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하는 방식이 사용자에게는 거부감이 높고, 안구 건강에 따른 문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듈 가격도 비싼 편에 속했다.


갤럭시노트7에는 홍채인식이 도입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해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기능을 넣었다. 홍채 인식을 위해 기기 상단에 홍채 인식 전용 카메라와 적외선 LED를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이 카메라를 일반적인 모델이 아닌 홍채 인식을 위해 별도 설계했다.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는 적외선 LED를 광원으로 사용해 사용자의 홍채 영역을 찾아 디지털 정보로 바꾼 후 삼성의 자체 보안 솔루션인 녹스 내 트러스트존에 암호화 저장한다. 지문과 마찬가지로 기기 내 저장된다. 카메라를 바라보기만 해도 잠금화면이 풀리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홍채인식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7’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일 판매량이 높은 대표적인 모델에 탑재되면서 보급화에도 한층 탄력을 붙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쉽게 불발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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