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축구카드 세계사/ 4
"맨유랑 리버풀은 같은 도시 팀도 아닌데 왜 이렇게 서로 싫어해요? 런던 팀들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건 130년 전쯤에 만든 '물길' 하나 때문이란다. 축구공이 구르기 전부터 돈과 생존이 걸린 싸움이었거든."
책상 위에 놓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와 리버풀(Liverpool FC)의 엠블럼 카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라이벌 매치인 '노스웨스트 더비(Northwest Derby)'를 상징한다.
두 도시의 지리적 거리는 약 35마일(56km)에 불과하며, 기차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거리다. 그럼에도 이들의 대결이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시청자를 불러모으는 이유는 산업혁명기부터 축적된 경제적 갈등이 축구로 전이됐기 때문이다. 카드에 인쇄된 엠블럼 뒤에는 영국 근현대 산업사의 균열이 사실로 박혀 있다.
19세기 중반, 맨체스터와 리버풀은 영국의 부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었다. 맨체스터는 세계 최대의 면직물 생산지인 '코토노폴리스(Cottonopolis)'로 군림했고, 리버풀은 그 원료인 면화를 수입하고 완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관문 항구였다.
당시 맨체스터의 공장이 돌아가려면 리버풀 항구가 필수적이었고, 리버풀의 번영은 맨체스터의 물동량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였다.
갈등의 발단은 리버풀 항구의 '독점적 지위 남용'이었다. 리버풀은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맨체스터 상인들에게 과도한 입항료와 하역비를 부과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리버풀 항구의 수수료는 맨체스터 공장들의 순이익을 위협할 수준이었다.
맨체스터 상인들에게 리버풀은 '생산 활동 없이 통행세만 챙기는 가렴주구의 도시'였고, 리버풀인들에게 맨체스터는 '항구가 없으면 원료조차 구하지 못하는 내륙의 부속 도시'였다. 이러한 경제적 갑을 관계가 낳은 긴장감은 1800년대 후반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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