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축구카드 세계사/ 5
"아빠, 왜 앨범 마지막 장엔 대부분 10번 선수들이 몰려 있어요? 메시는 당연하고, 마라도나도, 펠레도 다 10번이네요."
"그건 축구 역사가 100년 넘게 우연과 약속으로 만들어낸 아주 특별한 에이스의 직함이란다."
아이의 앨범 속에서 10번 카드는 유독 빛이 난다.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같은 선수의 카드라면 10번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단순히 산술적인 숫자를 넘어,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10'은 팀의 전술적 설계자이자 최고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하나의 직함과 같다.
이 등번호 시스템의 탄생과 10번이 왕의 번호가 된 과정에는 축구 전술의 진화와 데이터 중심의 가치 평가가 담겨 있다.
축구에서 등번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8년 영국 프로 축구 경기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선수가 고유한 번호를 갖는 것이 아니라, 경기 당일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순서대로 1번부터 11번까지 번호를 달았다. 시스템은 철저히 포지션 중심이었다. 골키퍼가 1번을 달고, 수비진부터 공격진까지 포지션 순서대로 번호를 배정받는 식이었다.
초창기 축구의 핵심 전술이었던 W-M 포메이션(3-2-2-3)에서 공격진은 5명(W)이었다. 10번은 이 5명 중 '인사이드 레프트 포워드'의 몫이었다. 즉, 왼쪽 공격수(11번) 바로 뒤, 미드필더와 공격수 사이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이다. 이 포지션은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창의적인 패스를 찔러넣어야 하는 자리였다.
10번이라는 숫자에 '천재성'과 '창의성'이라는 데이터가 덧씌워지기 시작한 전술적 배경이다. 번호는 곧 그 선수가 경기장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Role)에 대한 데이터였다.
10번이 전 세계적인 에이스의 상징으로 고착된 결정적 계기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이다. 당시 브라질 축구협회는 행정상의 실수로 선수 명단에 등번호를 적어내지 않았고,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가 임의로 번호를 배정했다. 이때 당시 17세의 무명이었던 펠레(Pelé)에게 우연히 배정된 번호가 바로 10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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