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직매장에 들렀더니 찰옥수수가 10개에 오천원에 나와있다. 꺄악. 튼실해보이는 찰옥수수 1봉, 청양고추 1봉을 사서 나왔다. 잠깐새 비가 그쳤다. 왔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는 장맛비도 이 또한 자연의 순리니. 그럴만하겠으니 그러하겠다.싶다.
조금 전 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주 보지 못해도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는 늘 좋은 에너지가 된다. 어제도 친구와 장문의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대학시절 스터디 모임에서 만나 지금껏 친한 친구인 언니다. 오래 전부터 언니와는 꼭 편지처럼 장문의 메시지로 서로의 마음을 달래고 위로해주었다.
스무살 대학생 시절 또래보다 늘 성숙하고 신중하고 단단해보였던 언니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언니 나를 사랑한다는 건 뭘까? 어떻게 하면 나를 사랑하는 걸까?" 언니는, "초아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할 때 기분 좋아지는지... 그런 것들을 우선 하나씩 해보면서 찾아보는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어제 문득 그 시절이 떠올라, 보고싶은 언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언니 기억나? 이십대 불안정했던 시기 언니한테 물었던 적이 있어. 언니~ 나를 안다는 거, 날 사랑한다는 게 뭘까?"하고 또래 나이보다 늘 어른스럽고 직관적이었던 언니는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하고싶은 것들부터 하나씩 해보라고 말해주었어...~"
언니와의 대화는 늘 편지형식이 되어버리는데, 늘 감동받고 위로받는다. 장문의 메세지를 보낸 언니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우리가 조금 달랐을 뿐... 초아도 너무나 멋진 사람이야!"라고 말해 주었다.
눈물이 핑 돌고야 말았다. 내 마음은 이미 푹 익은 옥수수 알처럼 몽글몽글 말랑말랑해졌다. 언니를 조만간 만나러 가야지. 눈망울을 훔쳤다.
나는 잘 가고 있는 걸까. 며칠 전부터 낯선 도시로 떠나고 싶어졌다. 백팩 하나 달랑 메고 다녀와야겠다. 낯선 도시는 미지의 세계기도 한데, 낯선 도시의 역이나 터미널에 톡 하니 혼자 떨어지는 그 낯섬과 생경함이 그리워진건지도 모르겠다. 마음은 이미 출발했다.
눈깜짝할 새 7월 여름을 지나고 있다. 요즘 부쩍 지나온 세월들이 꼭 꿈같다. 정말이지 꼭 꿈처럼. 나타났다 사라진 것 처럼. 꼭 그런 느낌이다. 실재했던 것일까.
모든 것은 한낱 꿈일까.
잘 나이 들어간다는 건 잘 익어가는 것이다.
나는 잘 익어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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