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인생 처음 냥집사 생활 시작
와, 이게 얼마 만의 브런치 복귀인가.
미얀마에서 생활한 지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지난 3년간은 일에 치이며 스트레스를 잔뜩 받았고, 그저 미얀마를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제서야 조금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잃어버린 지난 3년(?) 동안 내게 남은 것이 있다면, 웬만한 일에는 덜 울컥하게 된 감정의 무뎌짐, 막 미얀마에 왔을 때 구사하던 엉터리 미얀마어로의 퇴화, 그리고 조금만 무리해도 골골대는 한심한 몸뚱이뿐이다.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좀 더 발전된 삶을 살아야 하는데, 울컥하는 빈도가 줄어든 것(이것도 나이 들어서 힘이 없어진 탓 같지만) 외에는 오히려 과거보다 못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가장 힘들었던 건,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 다시 오게 된 이 나라가 어느새 애증의 대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나라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내가 알던 미얀마가 아니게 되었고, 내외부의 인간관계도 힘겨워지는 날이 많았다. 지속된 내전과 심각한 자연재해, 이로 인한 경제 파탄과 인프라 부족까지.
‘나는 왜 이 나라에 있는 걸까’ 하는 후회도 수없이 했다.
다시 생각해 보면, 미얀마의 문제라기보다는 결국 내 마음에서 비롯된 불만들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를 좀 더 붙잡아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아직 내가 목표한 것들을 이루지도 못했고, 지금 당장 한국에 간다고 해서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반도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회사 동료의 고양이가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았고, 그 귀엽고 아름다운 생명체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덜컥 한 마리가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처음엔 부담감에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은, 이 아이 덕분에 내가 좀 더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혼자 있던 시간엔 쓸데없는 생각만 가득했었는데, 고양이 밥을 챙기기 위해 일찍 일어나고, 화장실을 치우고, 놀아주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뿐만 아니라, 집에 오면 반겨주는 생명체가 있다는 것, 가끔 보여주는 고양이 특유의 애교 덕분에 웃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
소소하지만 분명히, 작은 행복들이 쌓여가고 있다.
앞으로 미얀마에서 냥집사로 잘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