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과정 고르기
석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나서 가장 오랫동안 고민했던 것은 온라인 vs 오프라인 선택이었다. 우선, 이주 및 이민과 관련된 과정은 영국, 미국, 호주 등이 가장 발달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한국은 제외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금이었다. 오프라인 유학이 가장 이상적이었지만, 30대 중반에 지금까지 모은 돈의 대부분을 유학에 쓴다는 건 너무 큰 부담이었다. 게다가 학비뿐만 아니라 생활비 또한 아무리 아낀다 한들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심지어 가장 1순위였던 영국의 파운드화 환율은 약 1,900원에 달했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온라인의 경우 현재 직장을 유지하면서 오프라인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내 게으름, 그리고 두 번째는 온라인 과정이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느냐였다. 체력과 멘탈이 쿠크다스보다 얇은 내가 과연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을까? 괜히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되는 건 아닐까? 한국에서는 온라인 석사를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것 같은데 괜찮을까 하는 불안도 있었다.
아마 근 1년 동안 ChatGPT에게 수백 번을 물어보며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이제 더는 늦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중간에 미얀마가 지긋지긋해져서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을 때는 모든 걸 다 던지고 오프라인 유학을 가는 쪽으로 생각했지만, 결국 문제는 미얀마라는 장소가 아니라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고 나서야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에 맞게 결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을 선택했다. 오프라인 유학에서 얻을 수 있는 현장감이나 네트워킹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중에 집도 사고 결혼(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도 하게 되었을 때 통장에 땡전 한 푼 없으면 너무 슬플 것 같았다.
온라인으로 마음을 정하고 나서, 학교와 과정을 다음과 같이 추렸다.
University of Edinburgh – MSc International Development (Online Learning)
University of London – MSc Refugee Protection and Forced Migration Studies
University of York – Master of Public Administration (Public Policy and Management)
SOAS, University of London – MSc International Development
우선, 온라인 과정이 잘 구축되어 있고 이민 및 이주 정책이 발달한 영국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선택했다. 그중에서도 세계 대학 순위와 진로 방향이 일치하는 곳 위주로 추렸다. 문제는 런던대를 제외한 과정들이 다소 포괄적인 느낌이었다는 점이다. 나는 이민 및 이주 정책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과정은 국제개발협력의 선택과목으로 이를 다루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런던대를 제외한 세 곳의 학교에 문의를 했으나, 에딘버러대는 “리서치 및 논문 주제를 이민 관련으로 설정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현실적이고 정성스러운 답변을 주었고, 그 외 대학들은 단순히 학생 모집을 위한 광고성 멘트만 보내왔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제외했다.
그렇다면 에딘버러를 선택했냐고? 문제는, 에딘버러 대학의 온라인 과정은 오프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비가 원화로 환산 시 3,000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금액이었다. 과정 대비 학비가 너무 비쌌고, 이민 및 이주 분야에 특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결국 에딘버러를 선택하지 않게 된 이유였다.
결국 나는 런던대의 ‘난민 보호 및 강제 이주(Refugee Protection and Forced Migration)’ 과정을 선택했다. 이 과정은 난민 분야에 너무 특화되어 있어 나중에 취업 시 선택지가 제한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바로 그 전문성의 부족을 채우는 것이었다. 비교적 합리적인 학비와 오랜 기간 축적된 전문성 덕분에 신뢰가 갔고, 결국 이 과정을 선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