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타고 있는 열차.
지하철독서-439
불행이 익숙해진 사람은
쉽게 운명의 무게를 받아들인다.
운명은 방죽에 고인 물과 같은 것이다.
-생의 이면,19p-
(이승우/문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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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이
익숙했던 적이 있었다.
덜컹거리는
운명의 열차는
불행이라는 목적지로
쉼 없이 달리고 있었다.
열차가
어두운 터널로
들어선 지 오래였고
열차 안
창문으로 보이는 세상은
대낮에도 어둠뿐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난 그냥
열차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모든 게
당연했고
모든 게
운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창밖을 지나가는
또 다른 열차를 보았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내가 탄 이 열차 말고
다른 목적지로 달리는
열차도 있었다는 것을.
나는 천천히 일어나
다른 열차로 갈아탔다.
어느새
창밖으로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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