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느낌
첫 출근
나의 넥타이
나의 첫 매듭
아버지에게
배우고 싶었던
나의 첫 매듭
열세 살 아들
떠나간 아버지
마흔 살 아들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생각한다
지금 나에게
아버지가 있었다면
내 인생에 더 많은 매듭을
배우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
지금
나는
넥타이 매듭도
내 삶의 매듭도
스스로 맬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나는
파란 별을
가슴에 품고 사는
'지금'의
나를 사랑한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느낌-
어린 시절.
TV에서 양복 입은 배우들이 나오면
유독 넥타이를 뚫어지게 보았다.
어린 나의 눈에는
검은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그리고
잘 매어진 넥타이는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양복을 즐겨 입으셨다.
180cm 정도의 키.
잘 생긴 이목구비.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이었고
나의 우상이었다.
그런데
내가 중학교 입학식이 다가오던
어느 추운 겨울날.
나의 우상이
떠. 났. 다
13살
내게서
떠. 나. 버. 렸. 다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집을 떠나기를 수십 번
그날 이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학년이 오르고
변성기가 지나고
수염이 까끌까끌해지기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미움과 원망이
나를 괴롭혔다.
나를 괴롭혔고,
남아 있는
엄마와 남동생을 괴롭혔다.
마음에 가시나무가 자랐고
입에는 칼을 물었다.
내 주변
모든 것에게 상처를 입혔다.
상처를 입히고 다시 상처를 입었다.
독기를 품었던 '빨간 청춘'
어느덧,
사회에 나오는 첫날을 맞이했다.
이른 새벽
첫 출근날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를 맺다.
전날 저녁부터
인터넷 영상을 보며
몇 번이고 연습했던 넥타이 매듭.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마치 타인처럼 느껴졌다.
열세 살의 내가 거울에 비쳤다.
넥타이 위로 슬픔이 떨어졌다.
만약
나의 우상.
그가 지금 내 앞에 있었다면 나의 매듭을 묶어주었을까.
그날 이후
1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열세 살 소년은
마흔이 되었다
지나온 세월.
'시간의 연고'를 바르고
상처는 아물어 갔다.
이제 나는
사람과의 '관계의 매듭'도
넥타이의 매듭도
나 혼자 맬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시절
어른이 된다는 건
넥타이를 혼자 맬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 ing 이다.
-마음이 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