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보내는 평범한 휴일은 어떨까?

D+22 정답, 지극히 평범합니다.

by 캔디부부

뉴질랜드에서 보내는 평범한 휴일은 어떨까?

오늘은 오랜만에 신랑 쉬는 날을 맞이하여 마음껏 여유를 누리는 하루를 보냈다. 길에 있는 강아지똥을 봐도 행복할 것만 같다. 농담이다. 나보다 당연히 피곤할 신랑은 10시가 넘어가도 일어날 기미가 안보였다. 그래서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신랑을 간지럽히고 얼굴도 조물딱 조물딱 거려보고 머리카락도 만져보며 신랑을 깨우기 시작했다. 신랑은 내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항복하여 기상하게 되었다.

날이 좋으면 놀러 가려고 했었는데 오늘도 역시나 날이 흐리다. 그래도 어제보단 좋다. 한층 밝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아침으로 빵과 커피를 챙겨서 방에서 꽃보다 할배를 한편 보고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점심식사 겸 마트 구경으로 오늘은 안 가본 마트를 가보기로 했다. 누가 봐도 집에서 뒹굴거리다 나가는 모습이다. 모자를 푹 눌러쓴 채로 밖으로 향했다.



뉴질랜드는 이제 정말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나 보다. 벚꽃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다. 날이 흐려서 안 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예쁘게 피었다. 크라이스트처치 헤글리 파크를 따라 벚꽃이 쭉 피었다. 춘천 소양강 댐 같다. 나는야 춘천 사람. 오늘 우리가 갔던 마트는 East Gate다. 처음에는 그냥 동쪽 출입구, 남쪽 출입구 이런 거처럼 출입구인 줄 알았는데 이게 마트 이름인가 보다. 대문짝만 하게 East Gate라 적혀있었다. 마트에서 점심도 먹었다. 뷔페 같은 느낌이었다. 13달러 내고 그릇을 사는 느낌이다. 먹고 싶은 거 다 담으면 되는 건데 맛이 없었다. 밥 먹으면서 신랑과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좀 불쌍한 것 같아.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걸.... 맛있다고 먹는 거지? 불쌍해 불쌍해" 정말 진심이 가득 담긴 대화였다. 오랜만에 데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빨래를 하기 시작했다. 쳐다보고 있는다고 빨래가 빨리되는 게 아닌데 신랑이 계속 앉아서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 빨래도 다 돌리고 널어놓았다. 어차피 해가 안 뜰 바에 그냥 널어서 말려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널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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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다 널고 나서 2차 데이트를 다녀왔다. 우리 진짜 잘 돌아다니는 것 같다. 근처에 대학교가 하나 있는데 산책 겸 학교 구경 겸 다녀왔다. 나가는 길에 집주인인 MIKE가 부탁한 분리수거함도 길가에 내놓았다. 나만한 쓰레기통을 질질 끌고 도로 옆에 내다 놓으면 된다. 도로가 잘 되어있어서 가능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도로변에 각 집에서 나온 쓰레기통을 가져다 놓는다. 이것도 신기했다. 우리가 오늘 구경간 대학교는 캔터베리 대학교다. 지도 보며 어디 어디 가볼지 고민하고 출발했다. 물론 건물 밖에서만 하는 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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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너무 예쁘다. 저런 데서 연습하면 시간이 잘 가나 싶다가도 시간 안 가기는 똑같겠지라고 생각했다. 학교 안에도 벚꽃이 예쁘게 피었다. 날도 춥고 점점 어두워져서 얼른 집에 돌아왔다. 저녁은 신랑이 맛있게 파스타 만들어줬다. 오랜만에 여유를 함께 누리니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일을 여유롭게 누리니 진정한 휴일답다. 로테이션으로 근무하는 신랑은 내일 일하고 목요일에 또 쉰다고 신나 있다. 덩달아 나도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