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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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났다.
희경의 아들,
물론 부모님 덕분에 희경의 아들도 좋은 날 잡아 출산하고 또 유명한 작명소에 가서 아들의 이름을 짓고 건강하라며 잘되라며 불공 올렸기에 아들도 행복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다.
그리고, 남석도 같은 직장 내 동료 은정이란 이름의 참한 맏며느리감이라 할 만큼 착한 여인과 결혼했다.
그냥 매일매일 보는 모습에서는 잊힌 듯 보였으나 봉자의 마음처럼 남석도 그리 쉽게 잊혀지진 않았다.
그 후
봉자도 물론 결혼했다.
----억척스레 일해가며 백수 남편 뒷바라지하며 어쩌다 태어난 딸에게 엄마의 역할을 열심히 한다.
매일같이 울려대는 전화벨 - 환갑이 넘은 부모님이 아직도 싸우면서 봉자에게 전화해 걱정을 안겨준다.
"그 인간이 또 술 쳐 먹고 살림 다 때려 부수고 나도 때리고 이제는 의심까지 해. 정말 살기 싫다"
"엄마 그래도 피하세요 같이 싸우면 엄마가 다쳐요"
봉자의 어떤 말도 듣지 않는 봉자의 엄마는 늘 멍투성이가 된다.
"팔자는 안 변한다고? 내 팔자는 무슨 팔자일까? 왜 팔자를 못 바꾸는 걸까?"
오늘도 봉자는 팔자타령하며 단추가 잘못 끼워진 셔츠를 대충 입고 출근길 열심히 뛰어간다.
뛰면 백수 남편이 먹고 싶다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끓인 청국장냄새는 사라질까?
"아.... 희경한테서는 향기로운 향수 향이 났는데... 그립다."
희경과 봉자의 삶
그것도 남겨진 유산일까...
삶의 굴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