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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D Jun 17. 2022

글을 쓰다가

220427

3페이지까지 쓰다 잠시 멈췄다.


호스피스 이야기를 언급한 순간이다.

이다음은, 앞의 이야기와 무게가 너무 달라진다.


오늘 현수막을 펼치러 가면서 력사와 통화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력사는 분명 조심하라고 이야기할 테지. 나는 옥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 활동가들이 얼마나 멋진지 재잘댔을 거고, 력사는 일을 해야 한다며 전화를 서둘러 끊었을 거다. 저녁에 다시 전화를 해서는 5년 전부터 오늘까지를 다시 이야기하고, 출국 준비 이야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투덜대기도 하다가, 자라는 소리에 알겠다고 말만 하도 또 이 시간까지 깨어있을 것이다. 내일 아침엔 분명 또 력사의 출근 전화를 못 받겠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렇다.


가끔 나는 “우리 애인은…”이라고 널 설명한다. 넌 분명 없는데, 나에겐 애인이 있다.


핸드폰에서 력사 목소리를 찾아봤더니 맨 병원 의사 설명에 질문하는 거고, 딱 하나 다른 거래 봤자 혹시 몰라 녹음해둔 장례식 어떻게 치를지 수다 떤 것뿐이다.

그나마 비디오가 몇 개 있어서 보고 또 본다.


아몰라.

자야지. 일단 그냥 자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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