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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곳니 Nov 11. 2021

커피 한 잔에 스타벅스 주식 한 주(SBUX)

커피도 마시고 돈도 불리고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미리 보는 연구 결과

투자 결과 그래프


다시 봐도 가슴이 철렁한 코스피 월봉 차트

지난해 3월, COVID-19로 인해 주식 시장이 폭싹 주저앉았다. 2월 고점인 약 2255 포인트에서 3월 저점인 약 1140 포인트까지 약 49% 하락했다. 그러나 몇 달 후 7월에 전고점을 탈환했고 11월에 역사적 고점을 돌파했다. 놀랍게도 새 해에 들어선 3000 포인트를 돌파하는 엄청난 상승을 보여주었다.


폭락 이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린이, 동학 개미 운동, 서학 개미 등 여러 신조어들이 새로 배출되었다. 나도 주린이, 동학 개미, 서학 개미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코스피가 놀라운 상승을 보이는 동안 유튜브와 여러 매체에서 주식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초보 투자자에게 조언하는 내용의 동영상과 글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초보일수록 실생활과 밀접한 주식 투자를 하라는 권유가 많았다. 그때 나온 말 중 하나가 "커피 마실 돈으로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였다. 이런 투자 아이디어는 실생활과 연관되어 있어 접근과 공부 그리고 실행이 쉬워서 좋다.  하지만 과연 이 아이디어가 정말 먹히는 것인지 데이터와 숫자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정말 커피 마실 돈으로 스타벅스 주식을 사면 돈을 벌 수 있었을까?


0. 스타벅스. 간단한 소개


출처: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국내에 스타벅스 1호점은 1999년 7월 27일에 오픈한 스타벅스커피 이대점이다. 2001년 수도권 대도시와 지방 광역시 오픈을 시작으로 2006년 울산, 경산, 춘천, 천안, 그리고 평택에 입점했고 전국 주요 도시에 매장을 냈다. 2021년 10월 기준 전국에 약 1,600개의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 월봉 일반 차트(좌), 월봉 로그 차트(우) 출처:Investing.com

주가 차트를 보면 몇 차례 가파른 상승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스타벅스 공식 IR 자료에 따르면 1992년 6월 26일에 주당 $17(분할 전 기준)의 가격으로 나스닥(NASDAQ)에 상장했다. 2:1의 액면분할을 총 6번 거쳤으니 지금의 주가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0.27의 가격에 상장한 것이다. 2021년 11월 10일의 종가가 $114.13이니 약 29.5년 동안 주가가 422.7배가 됐다. 100만 원을 투자했다면 4억 원이 넘는 금액이 됐을 것이다. 10배가 되는 종목을 찾는 것도 어려운데 422배라니. 엄청난 숫자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톨 사이즈) 가격과 소비자물가지수의 변화를 살펴보자.

 

주황: 아메리카노 가격 / 파랑: 소비자 물가지수 데이터 출처: '짜장면보다 비싸진 스타벅스 커피' (bizwatch.co.kr), 통계청. 정리:송곳니

왼쪽 그래프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가격의 변화와 소비자물가지수의 변화를 1999년부터 2020년까지 나타낸 것이고, 오른쪽 그래프는 1999년의 값을 기준으로 상승률이 몇 % 인지 나타낸 것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가격은 1999년 3000원으로 시작해서 2021년 현재 4100원이다. 22년간 약 36.67% 상승했다. 1999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민국 소비자물가지수는 65.101에서 105.42로 61.93% 상승했다.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한 1999년 7월 이후의 주가 변화를 한 번 살펴보자.

월별 종가 기준. 데이터 출처: Investing.com. 정리:송곳니

1999년 7월 $2.91이었던 주가가 2021년 11월 $114.13으로 39.21배가 됐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이 36.67% 오르고 소비자 물가지수가 61.93% 오를 때 스타벅스 주가는 3,821% 상승했다.


이 값 들을 하나로 합치면 다음과 같다. 연도별 종가로 나타냈기 때문에 주가는 2020년의 종가이다.

주황: 아메리카노 가격 / 파랑: 소비자 물가지수 / 회색: 주가 정리:송곳니


연도별 상승률로 비교해보자. 스타벅스의 주가의 상승률이 아메리카노의 가격 상승률과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보다도 더 컸다면 우리는 여유롭게 커피도 한 잔 하면서 구매력도 잃지 않았을 것이다.

파랑: 물가 상승률 / 주황: 커피값 상승률 / 회색: 주가 상승률

상승률을 정리해보니 주가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지수와 커피값 상승률보다 높았던 해가 총 21년 중에 14년이었다. 승률 66.67%이다.


나는 마시고 나면 속이 쓰려서 커피를 마시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1잔 이상 마시는 것 같다. 보통 점심에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한 잔 또는 아침에 머리를 깨우기 위해 한 잔 마실 텐데, 점심식사 후에 마시는 커피가 보통 사서 마시는 커피일 테니 점심식사 이후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평일에 1잔씩 마신다고 가정하고 연구를 시작해보자.


1. 연구 가정


<기간: 2009년 7월~2021년 10월, 약 12년 간>

 1) 평일 5일 동안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매일 1잔을 마신다(월간 20일).

 2) 커피를 마실 때마다 아메리카노 가격과 같은 금액을 저축한다.

 3) 한 달간 저축한 금액을 그 달의 마지막 거래일에 달러화로 환전하여 종가로 스타벅스 주식(티커:SBUX)을 매수한다.

 4) 2021년 11월 시가에 주식을 전량 매도한다.

 5) 거래 수수료는 매수/매도 시 각각 0.25%이다.

 6) 환율 스프레드는 1.00%이고 환전 우대율은 90%로 한다.

 7) 배당금은 현지 원천징수(15.4%) 후 재투자하지 않고 최종 평가금에 포함시킨다.


2. 연구 과정


데이터 출처:Investing.com, Dividend.com, 우리은행 정리:송곳니

3. 연구 결과


투자 결과 그래프
투자 결과 요약 표

원금과 평가금에 1주를 사지 못해 남은 잔돈이 포함되어 있다. 평가금에는 배당금이 포함되어 있다. 달러화, 원화 각각 원금이 달러 기준 약 3.36배, 원화 기준 약 3.69배가 됐다. 그 기간 동안 3~4년 만기의 적금 이율은 2010년 10월에 연리 4.78%를 찍고 하락만 하고 있다. 스타벅스 주가의 연평균 수익률이 원화 기준 11.18%이니, 스타벅스에 투자하는 것이 적금보다 훨씬 나았다.

적금 금리. 출처: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COS

S&P500 지수에 투자했을 때의 성과와 비교해도 훨씬 나은 연평균 수익률이다. 2009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000씩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SPY에 매달 말일에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 거래 수수료를 고려하지 않았음에도 분배금을 포함한 연평균 수익률이 달러 기준 8.27%가 나온다.

SPY 적립식 투자


거래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를 고려했지만 거래 수수료가 0.25%보다 크거나 환전 우대율과 환율 스프레드가 다르면 결과는 0.0x~0.x% 정도의 차이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0.2% ~ 0.3%로 책정하고 있고 환전 우대도 80% 이상 해주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증권사 이벤트를 통해 인하된 거래 수수료를 적용받고 환전 우대도 95% 이상 받는다면 수익률이 더 좋을 것이다.


4. 결론


 1) 커피값만큼 스타벅스에 투자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2) 시장보다도 나은 성과를 보였다.


5. 연구의 한계


 1) 실제 매매 결과는 환율 스프레드, 환전 우대율, 매매 수수료 그리고 종가 매매의 시간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연구 결과와 다를 수 있다.

 2) 과거는 미래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스타벅스의 주가 향방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3) 연구의 대상인 2009 ~ 2021년은 스타벅스의 상승기이므로 진입 시점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10월부터 5년간 투자를 했을 경우 연평균 수익률이 9%대로 1% 정도 차이가 있다. 연평균 복리 수익률이기 때문에 1%의 차이는 상당히 큰 차이이다. 그러나 연평균 수익률 9%도 엄청나다. 72법칙에 따르면 이는 8년간 투자했을 때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수익률이다. 즉, 스타벅스의 인기를 늦게 체감했더라도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말이다.


6. 연구를 마치며


15년 정도 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 "된장녀"라고 낙인찍던 시절도 있었다. '비싼', '외제' 커피를 '여성'이 주로 소비(라고 쓰고 낭비)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때도 지금도 참 쓸데없는 논쟁이다.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카톡 선물하기로 쉽게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주고받는다. 나만 해도 선물함에 있는 28개의 선물 중 1/4인 7개가 스타벅스 기프티콘이다.

스벅만 많은줄 알았더니 치킨도 많네...기뻐라


카공족은 스타벅스에서 공부하고 사람들은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친구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들은 서로의 스타벅스 닉네임을 공개하고 재치 있는 네이밍 센스를 보며 웃음을 나눈다.

출처:https://cafe.naver.com/dongwonmiz/238947


스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건물주는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고 싶어 한다.

출처:‘스세권’ 만든 스타벅스의 힘 - 조선일보 (chosun.com)
출처:칼럼 조물주 위 건물주 건물주 위 ‘스타벅스’ | 한경닷컴 (hankyung.com)


스타벅스가 굿즈를 출시하면 사람들은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웃돈까지 주며 굿즈를 산다.

출처:“갖고 싶다, 너” 연초부터 흥행 스타벅스 플레이모빌…떴다하면 매진, 스벅 굿즈의 세계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2020년 한 해동안 스타벅스의 결제금액은 다른 커피 전문점을 모두 합친 1조 8,616억 원 보다 2,000억 원가량 많은 2조 679억 원이다.

출처: 한국인 최애 커피 브랜드는 '스타벅스', 30대들의 커피 사랑 엿보여 - 데일리팝 (dailypop.kr)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스타벅스의 국내 선불 충전금이 1801억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스타벅스를 향한 고객들의 충성심은 매출뿐만 아니라 굿즈 열풍, 기프트카드 충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일상 속에서 발견한 투자 아이디어는 활용하기 나름이다. 한국에서 커피 전문점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을 보며 승자가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스타벅스에 투자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충성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면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눈여겨보면서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타이밍이다 싶으면 투자에 나서야 한다. 스타벅스의 경우 조금 늦어도 괜찮았다. 연구의 한계에서 언급했듯이 2016년에 스타벅스에 투자하기 시작했더라도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스타벅스와 애플처럼 소비자(Consumer)가 아니라 팬덤(Fandom)이 있는 기업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그런 기업들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실생활 투자 전략 글 모음

주식으로 폰 바꾸자 1편 - 애플 주식 투자 (brunch.co.kr)


참고 기사

美 커피 유통업체 스타벅스 국내 상륙 : 네이버 뉴스 (naver.com)

스타벅스 된장녀 사치품 오명 벗긴 1등 공신은… | 한경닷컴 (hankyung.com)

'韓진출 20주년' 스타벅스, '된장녀 전유물'서 '대표 커피 브랜드'로 성장 | Save Internet 뉴데일리 (newdaily.co.kr)

[영상]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 대란… 인산인해 매장마다 새벽 줄서기 < 사회 < 기사본문 - 충청투데이 (cctoday.co.kr)

선불충전금 1801억 쌓은 스타벅스, 금융당국 조사 받는다 | JTBC 뉴스 (joins.com)

영업이익 1144억…스타벅스 ‘충성고객’ 이끄는 비결은? : 쇼핑·소비자 : 경제 : 뉴스 : 한겨레 (hani.co.kr)

데이터로 보는 스타벅스 굿즈 열풍 (mk.co.kr)

스벅, 코로나 호황 비법은?… 커피에 디지털을 진하게 타다 - 조선일보 (chosun.com)


참고 자료

Starbucks Corporation - IR Home

Starbucks Coffee Korea

Starbucks Corporation Common Stock (SBUX) Stock Price, Quote, News & History | Nasdaq

Starbucks Stock Price (SBUX) - Investing.com

Dividend.com - Dividend Stocks - Ratings, News, and Opinion - Dividend.com

SPDR S&P 500 (SPY) Dividend History | Nasdaq


커버 이미지 출처
스타벅스 지분 추가 인수 관련해 알려드립니다. (shinsegaegroupnewsr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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