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리는 위로의 문장들
유독 나만 불안하고 힘든 거 같은데 다들 그렇더라. 와중에도 잘 헤쳐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될 대로 되라."식의 마인드가 있더라는 거. 걱정해서 해결 될 일, 안 될 일 구분해서 괜한 거로 스트레스 받지 말도록 하자.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생각이 가끔씩 꼭 필요하다. 내일의 나는 생각보다 강하다.
- 책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중에서
읽기를 오래도록 해오면서 힐링에세이라는 장르는 최근 들어 눈에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도 조금씩 운영하고 있는 나는 유독 그 플랫폼에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짧은 문장들을 많이 목격했었다. 플랫폼 특성인 것 같기도 하다. 보통 인스타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구경하며 부러워할 일이 많은 만큼 위로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읽었던 책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를 쓴 정영욱 작가님은 인스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계시는 분 같아 보인다. 그런 탓인지 책은 전체적으로 인스타그램의 여러 피드를 모아놓은 듯은 피드모음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 감성에 잘 맞는 분들에겐 더 알맞을 수도.
지인들이 해주는 위로는 크게 다가오지 않은 적이 많았다. 그냥 한 귀로 흘러나가기 바빴다. 심적으로 힘든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그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의 고통은 아물었고 정신 차리면 어느새 단단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가만히 시간을 보내는 것보단 이런 힐링에세이집 같은 책을 한 번 훑어보는 것도 자가치유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대놓고 위로를 해준다는 책 보단 인간 심리나 마음공부에 대한 책을 읽으면 더욱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 모든 문제와 원인과 해답은 본인의 마음에 들어있다는 것을 더욱 가슴 깊이 때려 박아주기 때문이다. 마음이 일구어내는 문제들의 본질을 짚어주기 때문이다.
마음이 힘든 사람도 상황이 천차만별이다. 정영욱 작가님의 수많은 문장들 중에서도 분명히 자극을 받고 심적으로 위로가 되는 부분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장들에 의지해서 본인을 외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힘든 일을 이겨내는 첫걸음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저 견디는 것이다. 괜찮지 않은 일을 괜찮다고 다독여봤자 본인 스스로를 속이는 셈이다. 혼자 상황을 확대해석하여 스스로를 고통에 몰아넣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세월의 흐름을 짚어보며 살아온 날들을 되짚어보니, 나를 흔든다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일들은 모두 사소한 일들이었다. 살다 보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생각보다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런 위로가 되는 에세이집을 읽다가 깨달을 수도 있고, 혼자 걷다가 깨달을 수도 있고, 동화책을 보다가 깨달을 수도 있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핵심은 힘든 게 해소가 되는 특정한 때가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람에게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이런 힐링에세이책 속 문장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모든 것은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른다. 그저 가만히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고 치유가 되어가는 시점에 겪은 상황들이 본인에게 특별하게 다가와 그것이 나를 위로했다고 착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점은 모든 인간에게는 자가치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정영욱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책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능력으로 인해 위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의 종점은 언제나 본인을 향하고 있다. 그 시작도 본인이 만들어낸 것이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요즘 다들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지 이런 힐링에세이가 유행하듯 쏟아지는 것 같다. 그만큼 보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책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가만히 산책하며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