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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r 21. 2023

사람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마음을 오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


오해

우리는 다른 사람을 오해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상대방을 100% 이해하는 건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하다.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화를 주고받고 서로의 생각과 뜻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해한 것 같다고 착각하는 것일 뿐, 그 누구도 상대방의 온전한 진심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런 걸 검증할 방법도 없을뿐더러 사람은 자기 자신의 마음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본인을 완전히 이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이 모두 자기의 생각들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살아갈 수 있겠지만, 그것이 확실하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심지어 그런 생각들은 모두 과거의 생각들이다. 세상과 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있다.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알고 있다'는 느낌 정도만 가지고 살아갈 뿐이다.


인간의 생각만으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불가능하다. 애초에 완벽한 이해를 하는 게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이 생각은 '언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이란 언어로써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생각, 감정, 느낌과 같이 인간 내면에 들어있는 것을 대변하는 단어들은 사람들이 그런 것들에 대한 해석을 주관적으로 표현해 낸 것일 뿐이다.


인간의 마음은 언어의 창조주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이 인간을 만들어 낸 창조주를 본 적도 없고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단어로 아무리 표현하고 생각을 활용하여 언어로써 그것을 이해하려 해 봤자 완전히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다. 그래서 '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이 그렇게 와닿지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은 내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지만, 오해할 가능성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살아가면 아예 기대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평온함을 얻을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오류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마찰에 의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더 깊은 이해가 성립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건 다 이유가 있듯이.


이해는 완벽하지 않고, 오해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걸 깨닫고 살아간다면 스스로 '아는 것이 많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게 된다. 그럼으로써 부드러운 겸손의 자세를 취할 수 있고 본인만의 매력을 갖출 수 있다.


상대방이 나를 오해한다고 실망하거나 마음이 상할 필요가 없다. 진짜 나를 오해하는 건 죄 없는 사람이 아니라, 짓궂은 내 생각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당연히 알아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불만을 만들어내고 마음을 괴롭게 만든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지 않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내가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라도 완벽한 하나가 될 수 없듯이 말이다.


지혜가 정점에 도달하는 사람이 깨닫게 되는 건 '자신은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라는 진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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