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인간은 행복을 얻었다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행복은 내 손아귀를 빠져나간다. 작지만 확실한 성취 뒤에 또 다른 걱정과 고민이 따라오면서 행복감을 날려버린다. 성취는 그 자체로 가치 있지만 성취 자체가 행복을 주지는 않는다. 성취로 인한 행복감은 연속적이지 않다. 성취의 크기가 크면 행복감이 클 수 있지만 잠시뿐이다. 인간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성과가 아니라 선택에 의한 나의 감정이다.
- 책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중에서
많은 책을 읽으면서 각자 행복을 정의하는 관점이 대부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마다의 주관적인 견해를 다 존중하고 싶다. 실제로 경험에 의한 것이라면 그것이 그 사람만의 행복이라고 할 수 있고 그런 건 누구도 침범할 권리도 없으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행복하다는 건 어찌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공허의 개념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사람이 원하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단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기 때문에 행복하고 싶지만 행복이 뭔지도 모른 채 그저 가슴 속에 어렴풋이 안고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 자체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다. 나도 하루하루 지내다보면 매일 생각이 바뀐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자기 전에 생각정리를 하다 보면 어제의 생각과 오늘의 생각이 같을 수가 없다. 아마 같다고 느껴진다면 생각이 똑같을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확실한 건 생각은 하면 할수록 겹치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이상적인 모습은 원하는 게 딱히 없는 사람이 크게 불행하지도 않은 상태이다. 정작 이런 사람들은 현실에서 티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본인조차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난 왠지 그런 사람들이 진정한 행복의 상태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편안한 상태'에 이르는 사람들을 뜻한다고 말할 수 있다.
꼭 자극적인 감정만이 행복이라고 하면 오히려 그건 불행을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닌지 한번씩 생각해본다. 내 경험상 사람의 상태이상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은 그게 좋던 나쁘던 상태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그 괴리감에서 불편함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다시 기분이 차분해지는 과정에서 더 좋은 일을 기대하게 되고,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그 기분이 가라앉는 과정에서 기분 나쁜 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지 못해 더욱 기분 나쁜 일을 불러오는 악순환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쩌면 행복이란 그냥 편안한 상태 그 자체라는 생각이 피어나면서 이제는 거의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그런것이라고 결론이 지어지는 기분이다.
아마 꽤 오랫동안은 누군가가 혹은 어디에선가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고서야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왠지 깨지지 않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