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굳이 컴퓨터 메모장으로 글을 쓰는 이유

글쓰기의 여부는 환경설정에 달려 있다

by 달보


사람마다 글이 잘 써지는 공간은 다 다르다. 누구는 손글씨로 쓰는 게 가장 글이 잘 써질 수도 있고, 누구는 워드나 한글에서 글이 잘 써질 수도 있다. 브런치 글쓰기 에디터로 글 쓰는 게 가장 잘 써지는 분도 있다. 정답은 없지만 본인이 가장 편하게 써지는 곳을 찾으면 좋다.


나같은 경우 컴퓨터 메모장이나 원노트를 활용한다. 의외로 아무것도 없는 컴퓨터 메모장에서 글이 가장 잘 써진다. 내 글의 90% 이상은 메모장에서 써 옮긴 것들이다. 메모장의 단점은 'Ctrl+z'가 한 번 밖에 안 되고 실수로 글이 날아가면 답이 없다. 그래서 글이 길어지거나 내용의 농도가 짙은 경우는 안전한 원노트에 옮겨서 쓰기도 한다.


일전에 24시간 무인카페에 새벽에 처음 갔던 날이 있었다. 버릇처럼 노트북을 키고 인터넷부터 연결하려 했지만 카페에 적힌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들어맞질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 당시엔 인터넷이 안 된다는 이유로 다시 집에 가야하나 고민을 했다. 하지만 새벽에 발걸음한 게 아까워서 메모장이라도 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근데 내가 아무것도 없는 가장 날 것의 환경에서 그리도 무아지경에 빠져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전에 없던 집중력이 새롭게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오직 할 수 있는 거라곤 글쓰기밖에 없는 환경이 갖춰지고 나서야 깨달았다. 인터넷 없이 메모장 하나 열어서 글 쓰는 게 컴퓨터로 글을 쓸 때는 가장 잘 써진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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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글쓰기를 하는데 인터넷은 딱히 필요없었다. 와이파이 연결해서 하는 거라곤 pc카톡, 브런치 글발행, 유튜브로 음악듣기가 전부였다. pc카톡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만 한다. 브런치 글발행은 나중에 해도 된다. 보통 카페가 시끄러우면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데 음악 하나 틀려고 접속한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의 손아귀에 농락당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나도 인터넷만 연결하면 여기저기 들쑤시는 안 좋은 버릇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초고를 쓸 때는 대부분 메모장을 활용한다. 바탕화면에 있는 파일들도 폴더 하나 만들어서 그곳에 몰아넣었다. 내 눈에 최대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원활한 글쓰기를 위해서는 본인에게 맞는 나름의 환경설정이 필요하다. 시간은 금이고,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의지력은 믿을 수 없다. 글이 써지지 않는 건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주변에 방해요소가 많아서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매번 글쓰기를 앞두고 집중이 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단순하게 컴퓨터 메모장을 작업표시줄에 걸어놓고 자주 활용해보길 추천한다.


언제나 그렇듯,

단순한 것이 최고다.




p.s

1. 본 글에서 언급한 메모장은 컴퓨터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윈도우 메모장을 말합니다.

2. 윈도우10 이하의 버전은 메모장에 다크모드 기능이 없습니다. 흰 배경이 눈 아프다면 별도의 다크모드 메모장을 검색하여 설치할 수 있습니다.

3. 윈도우11 메모장은 기능이 좋아졌습니다. 'Ctrl+z'가 여러 번 적용이 되고, 컴퓨터 시스템 설정이 다크모드이면 메모장도 다크모드가 적용됩니다.

4. 원노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이 설치 되어 있다면 컴퓨터에 설치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탐색기에 'one note'라고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5. 원노트는 2016버전을 추천드립니다. 원노트 최신버전은 '씹힘'현상이 있어서 타이핑하기가 안 좋습니다.

6. 저는 모든 글을 원노트에 저장합니다. 계정만 같으면 폰이든 다른 컴퓨터든 실시간으로 동기화가 되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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